[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서울 최초의 '전통한옥호텔(한옥호텔) 건립'이라는 숙원 사업이 10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한옥호텔이 지난 22일 건축허가의 마지막 관문인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제17차 건축위원회를 열어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축심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역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 사장은 2010년 12월 취임 이후 역점 사업으로 한옥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이 사장의 도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러 번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고 심의 과정에서 사업 계획도 수 차례 틀어야 했다.
실제 한옥호텔 부지는 현재 장충동 신라호텔 내에 자리해 있다. 남산과 한양도성 주변으로, 자연경관지구와 역사문화미관지구가 포함돼 건물 신·증축 자체가 까다로웠다.
◆ 10년 우여곡절 끝에 숙원 사업 마침내 '결실'
취임 이듬해인 2011월 7월 서울시가 도시계획조례를 변경하면서 이 사장의 끝없는 도전이 시작됐다. 한 달 뒤인 8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 계획을 제출한 뒤 5수 끝에 겨우 2016년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문화재청 심사도 세 번째 도전에 통과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사업 계획도 여러 차례 변경했다. 당초 호텔신라는 지하 4층, 지상 4층 총 8층으로 추진했으나, 지하 3층 지상 2층 높이로 수정됐다. 객실 규모도 200실에서 91실로 바뀌었다가 최종적으로 43실로 대폭 축소됐다.
호텔신라의 남산 전통한옥호텔 조감도[자료=호텔신라 제공] |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지적됐던 토목 옹벽을 줄이고 지붕·전통조경 요소 등을 계획에 반영해 한옥이 여러 채 모여 있는 전통마을 형태를 띠게 했다. 연면적은 5만8435㎡다. 전통호텔과 면세점, 버스 주차장(52대) 등 부대시설도 조성된다. 전통조경 요소를 반영해 도심 내 전통정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한 만큼 관할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뒤 내년 초쯤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완공은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옥호텔이 건립되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서울 시내 최초의 한옥호텔이 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호텔 건립 예정지가 난개발 지역이어서 심의 통과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옥호텔이 북촌 한옥마을에 이어 남산 역시 관광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한양호텔 부지에서 한양도성도 잘 보이고 자연경관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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