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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보] 北, 금강산 국제관광문화지구 신설..."남측시설은 철거"

기사등록 : 2019-10-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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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국제관광국, 통일부·현대그룹에 통지문
통일부 "국민 재산권 고려…조건·환경 충분히 검토"
"철거 날짜는 문서로 협의"...조만간 北에 답신 보낼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은 25일 대남 통지문을 통해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가길 바란다"며 사실상 '철거 통보'를 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금강산관광 남측시설 철거'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그룹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금강산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5.17 pangbin@newspim.com

통일부 "北, 철거에 관한 실무적 문제는 문서교환으로 합의하면 된다고 전달해와"

이 대변인은 "북측은 또한 실무적 문제들에 대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북측의 통지문과 관련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금강산관광사업의 의미를 고려하면서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협의 조건에 대해서는 △국제정세 및 남북협의 등 제반조건과 환경 △국내적 공감대 형성 등이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금강산관광의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북측과 긴밀한 의사 교환을 위해 남북 실무접촉 등 대면 협의방식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남측의 협의 당사자들이 금강산지구에 들어오라"는 내용을 통지문을 통해 전달하면서 대면 협의는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변인은 "일단 남북 간에 만남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것을 통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아랑 미술기자 = 금강산 내 시설 현황.[사진=그래픽팀]

정부 "관광공사·현대아산 등과 협의 거쳐 북측에 답변...플랜B 대응방안도 마련할 것"

정부는 한국관광공사·현대아산 등과 협의를 거쳐 조만간 북측에 답변을 보낼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정부와 관련되는 사업자 간 긴밀히 협의해서 현재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별도로 후속조치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대변인은 또 '북측이 철거를 강행할 경우 대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플랜B 대응방안이 (도출 작업에도) 들어갈 것"이라며 "시설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시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시설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다 고려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북한이 남북 실무자 간 대면 협의가 아닌 서면협의 방식을 제의한 사실만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최근 소강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남북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통지문에 비춰볼 때 북한이 남측 시설 철거를 전제로 방북 일정과 인원 등에 대한 협의만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北, '한국색' 빼고 북한식 관광지구 건설 계획에 속도 낼 듯

앞서 지난 23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돼 있다"며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도 못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하며 중단된 금강산 관광은 이후 11년 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관광 재개는 둘째 치고 현재까지의 흐름은 북한이 '한국의 색'을 빼고 '북한식 관광지구 건설' 계획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금강산 내 정부 자산은 소방서, 이산가족면회소 등 2곳이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소유한 자산은 문화회관과 온정각 동관 면세점, 온천장 등 3곳이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남측 시설 일부를 몰수하고 운영을 동결했다. 하지만 정부는 북측의 이 같은 조치를 인정하고 않았고 그동안 남북 당국 간 비공식적으로 지리한 신경전을 이어왔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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