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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표창장에 가산점까지…나경원이 불편해진 황교안

기사등록 : 2019-10-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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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표창장 수여, 황 대표는 몰랐다"
황교안·나경원 소통 삐걱대나…12월 원내대표 거취에 촉각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아연실색했다. 뒤에 앉아서 '미친거 아니냐 이거 하면 안된다'고 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이다.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에 기여한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하던 때 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한국당의 당시 '깜짝 이벤트'를 몰랐던 것은 김무성 의원 뿐만이 아니었다. 그날 의총장에 도착해서야 표창장 수여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의원들이 다수였다.

더군다나 그날 비공개 의총에서 나온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는 이야기 역시 당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에 논의된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9.19 leehs@newspim.com

◆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의 진실은?…사전에 황 대표와 논의 안된듯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잘못된 패스트트랙에 앞장서 저항하신 분들"이라며 "당연히 수사 대상자들에게 공천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당대표도 그런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사전에 나 원내대표의 '공천 가산점' 발언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측 한 인사는 "황 대표는 기본적으로 공천에 대해 굉장히 신중하다"면서 "가산점 발언도 황 대표가 모르는 새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도 패스트트랙 등 대여 투쟁 국면에서 앞장서 나선 의원들에게 배려를 해줘야 한다는 원칙적인 공감대는 있었지만 '공천 가산점'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이 논의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 상응하는 평가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면서 "그런 부분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원칙론적인 답변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결국 다음 날 황 대표는 재차 "가산점은 생각해본 바가 없다"며 "공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발을 뺐다.

당 내외서 논란을 일으킨 표창장 수여식과 공천 가산점 문제를 황 대표는 사전에 알지 못했던 셈이다. 이번 사안은 나경원 원내대표 측에서 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19 kilroy023@newspim.com

◆ 황교안-나경원 소통의 문제?…총선까지 투톱체제 유지될까

황 대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천 기준에 대한 공표도 아직 하지 않았고 당 내에서 이런 저런 추측과 잡음이 나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당이 동일지역에서 3선(選) 이상 한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 때도 마찬가지였다.

황 대표는 이런 소문이 돌자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자리에서 "이는 해당행위"라면서 "당무 감사를 받을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황 대표 입장에서 볼땐 나경원 원내대표의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언급이 좋게 보였을리 없다.

문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 의원총회까지다.

원칙적으로 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하지만 차기 원내대표 임기가 6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기존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단 이 역시 의원들이 동의해줬을 경우에 해당한다.

당 의원들의 사기를 북돋고자 했던 표창장 수여식과 공천 가산점 발언이 오히려 당 내 불만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내년 선거까지 나 원내대표의 입지가 확고할지는 미지수다.

또 이번 사안에서 황 대표와의 소통 문제나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이 드러난 만큼, 황 대표로서도 총선을 함께 이끌고 갈 원내대표의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미 당 내에서 차기 원내대표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황 대표가 원칙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을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한국당 초선 의원은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당 대표가 소집날을 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소집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황 대표의 결정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에측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현재 나 원내대표에 대한 당 내 의원들의 여론은 반반"이라며 "이런 경우 원칙을 따르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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