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IOC가 더위를 문제 삼아 마라톤·경보 개최지를 삿포로로 이전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도쿄도의회가 비용 부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아사히신문과 지지통신 등 일본 매체는 31일 "도쿄 올림픽 마라톤 종목이 삿포로에서 열릴 경우 도쿄도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방향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도가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제출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IOC는 지난 10월16일 도쿄 올림픽의 마라톤 종목을 삿포로에서 개최할 뜻을 굳히고, 도쿄도 측에 이를 양해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상태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마라톤과 경보 출발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당겨 무더위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새벽 시간에도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증명됐다.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마라톤과 경보를 자정에 시작했는데, 기온 30도가 넘고 습도가 70%에 달하는 악조건 탓에 기권하는 선수가 속출했다.
도쿄올림픽의 남성 마라톤 경기가 예정된 오는 8월9일 도쿄의 온도는 오전 6시 기준 26.6도 정도로 예상되고, 삿포로는 21.4도로 5도 가량 낮다.
IOC는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삿포로는 도쿄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정도 낮다"며 삿포로에서의 마라톤·경보 개최 당위성을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선수들의 건강은 늘 현안의 중심 사항이다. 마라톤과 경보의 경기 장소를 바꾸자는 제안은 이 현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선수들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도쿄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쿄도는 도쿄타워, 황궁을 지나는 '관광 코스'를 마라톤 코스로 정했고, 무더위 대책 등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삿포로가 마라톤·경보 개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대회 개최에 필요한 비용은 IOC나 도쿄에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용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원인을 제공한 IOC 측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도쿄가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며 맞섰다.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JOC) 모리 요시로 회장 역시 "IOC가 그렇게 제안한 이상, IOC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IOC는 일본 정부, 도쿄 관계자, 대회조직위원회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제의했다.
IOC는 30일부터 3일간 도쿄에서 조정위원회 회의를 개최, 이 회의에서 마라톤과 경보의 삿포로 개최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쿄올림픽은 2020년 7월24일 막을 올린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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