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멕시코 북부에서 미국인 가족 9명이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 갱단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국경과 접한 멕시코 북부 소노라주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9명의 사망자 중 여성이 3명, 어린이가 6명인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는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7명은 미국 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인근 라모라 지역에 거주하는 모르몬교 신자들로 3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함께 이동하다가 변을 당했다.
선두에서 달리던 차량이 타이어 문제로 잠시 멈추자 인근에서 갑자기 무차별 총격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와 뉴스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집중 공격을 받은 차량은 완전히 불에 탔고, 뼈대만 남은 차체에 많은 총탄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어 사건 당시의 참혹을 그대로 보여준다.
알폰소 두라조 멕시코 치안장관은 5일 이와 관련, 세력 다툼을 벌이던 범죄 조직들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구성된 행렬을 경쟁 조직원들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모르몬교 근거지인) 유타주 출신의 훌륭한 가족과 친구들이 서로 총질을 하는 두 잔인한 마약 카르텔 사이에서 갇혔고 다수의 위대한 미국인들이 살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어린 아이도 포함됐고, 일부는 실종됐다"고 적었다.
멕시코 마약 갱단의 매복 공격에 전소된 미국인 피해 차량 영상 캡쳐 사진.2019.11.06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어 "멕시코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지구상에서 그들을 쓸어버려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는 (멕시코의) 위대한 새 대통령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에 감사하는 통화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사건들을 다루는데 외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불안한 치안을 회복하겠다는 공약 등을 내세우며 지난해 당선됐지만 마약 카르텔 갱단의 살인과 폭력 행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 군경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을 체포했다가 중무장한 조직원들의 반격과 무차별 주민 살해 위협에 밀려 결국 아들을 풀어주고 후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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