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뚜렛증후군(Tourette's Disorder)'도 장애인복지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모 씨가 양평군수를 상대로 낸 반려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원고 이모 씨는 지난 2005년 운동 틱과 음성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뚜렛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뚜렛증후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 틱'과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 틱'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증상을 보유한 기간이 1년이 넘는 질병을 말하는데,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뚜렛증후군으로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평범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위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생활했다. 또한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따라서 앉아서 일을 할 수도 없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폐쇄된 공간에서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도 여의치 않았다.
이 씨는 지난 2015년 뚜렛증후군을 이유로 양평군청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지만, 양평군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정한 장애 종류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장애인복지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으로 15가지 종류의 장애에 해당하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지체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정신장애인, 신장장애인, 심장장애인, 호흡기장애인, 간장애인, 안면장애인, 장루·요루 장애인, 뇌전증장애인 등이다. 장애인복지법령에 따라 장애인등록을 하면 장애수당 등 복지급여의 지급, 자동차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 2019.01.22 leehs@newspim.com |
이에 이 씨는 양평군을 상대로 반려처분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정해진 장애 종류만 장애인 등록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를 내렸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장애인복지법 적용 대상 우선 보호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고, 시행령도 타당성이 결여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을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반려처분은 위법이라며 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양평군의 처분이 합리적 이유 없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위법 행위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헌법 11조 1항 평등규정을 위반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인으로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피고 양평군수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고가 뚜렛증후군으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장애인복지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에 해당한다"며 "해당 장애가 시행령 조항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장애인등록신청을 거부할 수 없어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가진 장애와 가장 유사한 종류의 장애 유형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해 장애인 등급을 부여해야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장애인등록신청을 판정하는 행정청과 유사한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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