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HDC현대산업개발로 확정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BBB-'인 신용등급이 상향되기 위해선 내년까지 다소의 시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 신용등급 상향+자금조달 비용 완화 등 기대
12일 금호산업은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장 예상가(1조5000억원~2조원)보다 높은 2조4000억~2조50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하면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600% 수준인 부채비율을 220%까지 낮추겠다"며 항공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아시아나항공 부채규모는 9조5989억원, 부채비율은 659.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상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정몽규 회장 발언도 있고 해서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등급이 오르면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는 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이자비용으로 지불한 금액만 1490억원에 달하며 올해는 이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익명의 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전환사채(CB) 매각대금 등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지난 8월에도 항공기 담보 차입 등으로 자체 조달 후 긴급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그만큼 내부에서는 대주주 변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2 dlsgur9757@newspim.com |
◆ 등급상향? 유상증자까지 지켜봐야
다만 실제 등급상향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신용평가사들은 설명했다. 앞으로 계약체결과 유상증자를 통한 대금 납부 등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BBB-/하향검토'로 평가하고 있다. 회계정보 신뢰성 저하 및 유동성 위험 확대 등을 이유로 올해 3월 '안정적'이던 등급전망을 '하향검토'로 내린 것이다. 한신평과 나신평은 모두 아시아나항공 등급상향 검토 요인으로 "원활한 회사 지분매각을 통한 대외신인도 개선"을 꼽고 있다.
최영 한신평 실장은 "확실한 주주가 생긴다는 점에서 기존 '하향검토' 등급전망은 바뀔 수 있겠지만, 등급상향을 위해서는 부실 규모와 최종 인수협의 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자체적인 펀더멘탈 개선으로 등급이 오를 수 있는데다, 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계열사 지원가능성을 통한 추가적인 등급상향 가능성도 있다. 대기업 그룹별로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인정될 경우 등급을 1단계 올려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전명훈 나신평 실장은 "지원능력과 지원의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유상증자로 대금이 들어온 뒤에야 판단이 가능하겠다"며 "내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KTB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인수가격, 투자구조, 지분율 등이 확정돼야 적정가치를 예측할 수 있다"며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이번 인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며 "일단 매각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계열 지원 정도와 구조개선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신평사에서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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