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해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당시 피고인이 술과 함께 이른바 '물뽕'으로 불리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는지를 두고 법정 증언이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27)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기일을 열였다.
버닝썬 로고 [뉴스핌 DB] |
이날 김 씨 측은 버닝썬에서 누군가 건네준 샴페인 한 잔을 마셨을 뿐인데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마약류를 복용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강남경찰서에서 진행한 마약 검사 결과를 당시 경찰관들이 은폐했다고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피고인 아버지 김모 씨는 "딸이 폭행 가해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샴페인 한 잔도 안 먹었는데 기억이 없고 정말 이상하다. 억울하다'고 해서 바로 경찰서에 돌아가 마약 검사를 요청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경찰들이 '테스트 결과가 정상적이지는 않다', '이게 GHB(물뽕)인지 필로폰인지 알 수 없지만 마약이더라도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경찰이 사건 결론을 정해놓은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씨에 이어 증언에 나선 당시 수사 담당 경찰관 이모 씨는 "김 씨와 김 씨 아버지가 저희에게 GHB 검사를 의뢰해 민원 대응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당시 음성 반응이 나와 폭행 사건과 관련 없는 마약 검사 결과에 대해 수사보고에 별도로 남기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검찰은 마약 검사 당시 녹화된 강남경찰서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하면서 경찰관들의 행동에 특별히 문제될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A씨는 "피고인은 귀가를 요청하는 저와 다른 경호원에게 욕설을 하며 제 가슴과 복부, 안면 등을 4회 폭행했다"며 "폭행 사실에 기반해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가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정식 재판 시작 전 8명의 배심원 선정이 이뤄졌다. 배심원들은 검찰과 변호인 측의 모두진술과 증인신문·증거서류 조사 등 증거조사 절차를 지켜본 뒤 피고인신문과 최후변론을 거쳐 유·무죄 평의에 들어가게 된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평결을 참고해 이르면 이날 밤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시 45분경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카운터 앞에서 술에 취해 버닝썬 경호원을 상대로 욕설을 하던 중 이를 제지하던 다른 경호원인 피해자 A씨를 주먹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김 씨의 폭행으로 인해 2주 정도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당초 검찰은 지난 1월 30일 김 씨를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약식 기소하면서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법원도 김 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김 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국민참여재판 진행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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