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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사망에 '리벤지포르노' 최종범 2심은…"영향 없을 것"vs"불리하게 작용"

기사등록 : 2019-11-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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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상해' 최씨,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성관계 동영상 촬영 혐의는 무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가수 구하라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구 씨의 사망이 최 씨 재판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과 최 씨에게 불리한 양형사유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2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 씨는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구 씨를 폭행하고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이 지난 4월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상해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18 kilroy023@newspim.com

앞서 최 씨는 협박·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8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 씨가 구 씨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폭행으로 상해를 입히고 '성관계 동영상을 제보해 연예인으로서 생명을 끊겠다'고 협박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성폭력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에 대해선 최 씨가 구 씨에게 명시적 동의는 받지 않았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최 씨와 검찰 측은 9월 모두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최 씨의 항소심 심리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불법 촬영 범죄에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몰래 촬영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라며 "구 씨 사망으로 이제 피해자 증인 신문을 통한 입증이 어려워져 원심대로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귀석 법무법인 다솜 변호사도 "구하라 씨의 죽음과 최 씨 사건 사이 법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 씨가 죽길 바라는 등 미필적 고의도 인정되기 힘들어 최 씨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망 부분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양형 문제에서 판사는 대법원 양형 기준표에 따라 판결한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지 않은 한 초범이고 반성하면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최 씨 관련 부분으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죽을 것 같다' 등 내용의 유서가 나온다면 상해·협박으로 인한 큰 고통에 대해 고려될 수 있다"면서도 "구 씨의 사망 사실만으로 최 씨 항소심 재판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구 씨에 대한 애도 물결 등 여론의 영향에 대해서도 "최 씨의 범행이 피해자를 더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는 사회 통념적 생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로 판사의 심증에 영향을 끼치긴 힘들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가수 겸 배우 구하라 씨가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 폭행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 출석하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9.18 kilroy023@newspim.com

반면 일각에서는 구 씨의 극단적 선택이 최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형법 제51조에 따르면 범인의 연령,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양형사유 중 하나인 '범행 후 정황'이 구 씨의 극단적 선택에 해당한다.

성범죄 관련 재판에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경우 검찰은 이를 참작해 구형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최 씨의 항소심에서 구형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구 씨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죄질 역시 불량하다"며 최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을 통해 판시해야 해서 여론 등을 판결문에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는 힘들다"면서도 "여론 주목도가 큰 사건에 대해 재판부도 여론 동향을 전혀 신경 쓰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어 "실제 신림동 주거침입 사건의 경우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했다"며 "법 감정이란 것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관계된 것이라 여론의 지적에 대해 재판부도 충분히 숙고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최 씨가 구 씨와 다툰 후 '구하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구 씨는 '쌍방폭행'이었다고 대응했다. 이후 구 씨가 "최종범이 다투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 등에 타박상을 입히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또 같은 해 8월 최 씨가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고, 구 씨의 당시 소속사 대표를 자신 앞에서 무릎 꿇게 하라고 강요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실제 최 씨는 구 씨에게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며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한 후 언론사에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다만 영상 등은 전송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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