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의 이미지센서(CIS)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SK하이닉스의 기술력으로 개발한 고기능 이미지센서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시스템 반도체다. 멀티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미지센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이 시장 1위는 일본 소니(1분기, 매출 기준)로 51.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삼성전자(17.8%)이고, SK하이닉스는 2.7%로 5위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600만화소 이미지센서가 삼성전자 갤럭시A30에 탑재됐다. 최근 1억800만화소까지 나오는 것에 비춰보면 1600만화소는 사양이 낮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모델인 '갤럭시A30'에 탑재된 이미지센서는 단순한 중간급 제품이 아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없이 밝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도록 한 SK하이닉스의 자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SK하이닉스는 1600만화소 이상 제품군에 '블랙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한국전자전에서 SK하이닉스가 공개한 블랙펄 제품. 2019.11.25 sjh@newspim.com |
SK하이닉스는 고화소뿐 아니라 고기능 제품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할 고화소 제품에 집중해 왔다면 블랙펄을 시작으로 중간급 제품의 고사양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 본격화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이 기술을 적용한 이미지센서를 '블랙펄(Black Pearl)'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블랙펄은 1600만화소 이상 이미지센서 제품군만 해당된다.
SK하이닉스는 블랙펄을 시작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들로 라인업을 늘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2017년 1㎛ 픽셀의 16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한데 이어 최근에는 0.8㎛ 픽셀 제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가장 최신 기술은 지난 9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공개한 0.7㎛ 픽셀이다. 또 SK하이닉스는 내년 4800만화소 제품 개발도 목표로 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멀티카메라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스마트폰보다 이미지센서 성장성이 더 크다. [자료=키움증권] 2019.11.25 sjh@newspim.com |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에 속하는 이미지센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미지센서 수요는 스마트폰 멀티 카메라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후면 2개 이상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 비중은 71.7%이며 2023년에는 스마트폰 1대당 평균 4개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카메라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를 지난 8월(155억달러) 전망치보다 높은 168억3000만달러(약 19조7000억원)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142억달러)보다 19% 성장한 수준이다. 두 달 새 성장률 전망치가 10%포인트 뛴 것이다. 2023년에는 244억달러로까지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약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위는 일본 소니(1분기, 매출 기준)로 51.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삼성전자가 17.8%로 2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는 2.7%로 5위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 자체 브랜드 '블랙펄'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유튜브] 2019.11.25 sjh@newspim.com |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미지센서 시장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위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시장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시장 주기가 있어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 특히 올해같은 불황기에는 이익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질 만큼 변동폭이 크다.
이미지센서는 성장성이 높은데다 D램과 생산 공정이 비슷해 사업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인 셈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주력 생산라인인 청주 M8에 이어 올해 D램 생산라인의 M10의 일부를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이미지센서 강국 일본에 차세대 이미지센서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하며 인재 및 기술력 확보 등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미지센서는 멀티카메라가 대세가 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간급 제품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사양 제품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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