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준혁 정치부장 노민호 기자 = "고등학생, 대학생들 500여명이 북한 측의 초청장을 받고 (금강산을) 가겠다고 하면 (정부는 당연히 승인할 것이고)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최근 뉴스핌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해결할 '창의적 해법'으로 개별관광을 우선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건 논리싸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차관은 그러면서 '북한 초청장'만 있으면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개별관광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호 통일부 차관. |
서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 사업자 차원의 관광만 허용되지 않을 뿐, 정부가 개별관광을 막은 적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현재 금강산관광 재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벌크캐시(Bulk Cash.대량현금)' 이전 조항이다.
사업자 차원에서 진행되는 수익 목적의 관광은 벌크캐시가 북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대북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가 선행돼야 사업자 차원의 금강산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유엔 안보리는 관광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근거, 개인 또는 인도적 차원의 개별 관광은 가능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서 차관은 "금강산관광은 지난 2008년 고(故) 박왕자 씨 사망 피격사건으로 문을 닫고 있는 상태"라며 "이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활동에 대응해) '벌크캐시'라는 대북제재가 얹혀졌다"고 설명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8월 25일 금강산관광특구에서 바라본 금강산 모습. |
서 차관은 또한 "관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며 "사업자가 하는 관광이 있고, 중국의 경우에는 북측으로부터 '관광비자'를 받아 관광을 가는데 그건 유엔 제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서 차관은 이어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가려 할 경우, 남북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비자가 아닌, 초청장(신변안전보장각서)을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초청장만 있다면) 금강산관광이든 평양관광이든, 또는 NGO(비영리단체) 활동을 하러 가든, 정부는 거기에 대해 '노(NO)'를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차관은 다만 '대한민국 국민이 중국 여행사에 신청을 해서 금강산 관광을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베이징, 심양에 있는 중국관광소에서 한국사람과 취재진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
◆ "철거냐 아니냐, 양자 택일의 문제로 봐서는 안 돼"
일각에서는 북측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정부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면협의 보다는 '철거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서 차관은 "(향후 시나리오를 예상할 때) 철거냐 아니냐, 두 가지가 있지만 양자 택일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서 차관은 그러면서 "(금강산관광의) 역사성·상징성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북측이) 합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남측시설을) 철거하면 (남북관계는) 거의 끝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지난해 8월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단체상봉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북측 량차옥 (82) 할머니와 남측 언니 양순옥(86), 동생 양계옥(79), 동생 양경옥(74), 동생 양성옥(71), 동생 양영옥(77) 등 6자매가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
그는 그러면서 "(북측이 일방적으로 철거했는데) 민족적 감정은 상할 때로 상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 누가 가겠으며, 정부도 (금강산관광 권고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서 차관은 다만 북측도 강제 철거를 강행 시 향후 남북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차관은 "장래에 (남북 간) 인접성 등을 따져볼 때 자신들의 땅이지만 함부로 (철거)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철거하더라도 노후화된 일부 시설을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 차관은 남북 간 금강산관광 재개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 국민들이 답답할 수 있고 또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강산은 엄연히 북한 주권이 미치는 땅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추진력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을 되짚었다.
서 차관은 "(금강산지역)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로서는 영향력이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지만 두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북한의 생각을 바꾸고 서로 협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견인해야 한다. 정부는 창의적 해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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