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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사모펀드··· 뭉칫돈 쥔 큰손들 딜 막혔다, 왜

기사등록 : 2019-12-0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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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가치 투자의 구루로 통하는 워렌 버핏부터 사모펀드 업계까지 월가의 큰손들이 일제히 입질을 멈췄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현금 자산을 손에 쥔 채 딜에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종가 기준으로 100차례 이상 사상 최고치 랠리를 연출한 가운데 기업 밸류에이션 부담이 위험 수위라는 지적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50억달러 규모(주당 140달러)의 테크 데이터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인수 금액을 51억4000만달러를 제시하자 물러나기로 한 것.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 자산 1280억달러에의 4%에 불과한 금액이지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버핏의 메가톤급 딜을 기다리는 월가는 밸류에이션 버블을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25% 급등, 201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고평가 부담이 베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은 사모펀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북미 지역 사모펀드 업체들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7715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24% 급증한 수치다. 또 2014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실탄을 확보하고도 사모펀드 업계의 올해 1~10월 바이아웃 규모는 1552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인 동시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급감한 결과다.

연초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리스크에 발목을 붙잡혔던 사모펀드 업계가 하반기 이후에도 적극적인 딜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저평가된 기업과 자산을 찾기 어려운 상황과 직접적으로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 가치가 저평가 됐을 때 인수한 뒤 비용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뒤 높은 가격에 매각해 차익을 취한다.

이 같은 전통적인 전략을 동원하기에 적합한 인수 대상이 사실상 실종된 상태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S&P500 지수의 주가매출액비율이 2.14배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는 지난 2018년 9월과 2000년 1분기에 현 수준까지 뛰었고, 이후 대규모 투매가 쏟아지면서 주식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했다.

RBC는 투자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며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플루리미 인베스트먼트의 패트릭 암스트롱 최고투자책임잦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고평가"라며 "밸류에이션이 현 수준에서 더 높아질수록 과격한 매도가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평가 부담이 가치투자자는 물론이고 사모펀드까지 딜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업 수익성 저하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부펀드와 연기금, 보험사 등 고수익을 기대하고 사모펀드 업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에게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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