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이달 하순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깰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고한 '새로운 길'의 구체적 노선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조선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을 오르고 있다. [노동신문 캡쳐] 2019.12.04 heogo@newspim.com |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의 노선과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다. 북한은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제시했고, 지난해 4월 당 전원회의에서는 경제총력집중 노선을 제시하는 등 정책 변화를 알린 적 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던 '연말시한'이 다가왔음에도 대화 진전이 없는 상황을 반영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말을 타고 백두산에 오르며 중대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노동당 전원회의가 개최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와 남한 정부의 대북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보유국 지위 강화 입장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한은 위성발사를 통한 '위성강국' 건설 의지를 천명할 가능성도 있다"며 "새로운 길을 구체화한 노선을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새로운 길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양적 확대를 통한 핵보유국 지위 강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완성,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 자력갱생을 통한 '사회주의부강조국' 건설 등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온천관광지구 등을 자주 찾으며 사업 완수를 독려하고 있다.
북한의 내년 전략노선을 담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도 북미대화에 극적 반전이 없다면 당 전원회의 내용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다시금 핵보유국임을 재확인하며 자위력 강화를 강조하고,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경제에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밝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대외적으로는 북미 협상을 탈피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국제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새로운 길을 결합할 것"이라며 "경제 5개년 전략 마지막 해라는 점, 당 창건 75주년이란 점도 의미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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