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을 전부 철거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선전해 눈길을 끈다.
김춘희 북한 국가관광총국장이 5일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조선(북한) 관광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으며 특히 지난 3월 초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고 있다. 김 국장은 그러면서 관광객의 수가 수백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지난해 8월 25일 오전 금강산관광특구에서 바라본 금강산 모습. 2018.08.25 |
최근 북한이 노동당 관영매체들을 통해 밝힌 내용들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북제재 국면을 돌파할 핵심 방안으로 관광산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금강산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이 하나로 된 문화관광지구 개발구상을 언급하는가 하면,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현장 등 관광지구를 직접 현지지도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수차례 회동을 갖고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관광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이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직‧간접적으로 북한 여행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북한 여행에서 단체 방문이나 기업 인센티브 여행 등이 늘었고 중국중앙TV 등 공영방송을 통한 북한 관광지구 소개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만여명 수준이었던 중국의 북한 방문인원은 올해 들어 15만명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북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대형버스가 10대 이상 주차해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평양=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19.10.23 |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을 두고 '너절하다'고 하며 철거를 하려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요즘 들어 중국 관광객을 금강산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위한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한 현장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며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