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실적 저조와 부채가 많아진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내리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에서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 증권사 보다 우발채무 위험이 작은데다, 투자은행(IB)과 위탁매매, 다각화된 수익구조로 체질개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증권업 전반적으론 우려가 만만치 않다.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등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말 DB금융투자의 장기신용등급을 'AO'으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김성진 나신평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로 위탁매매 및 IB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계열사와 시너지, 수익성 개선, 우발채무 위험 부담감소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도 교보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사업 다각화에 따른 이익창출과 파생결합증권·우발부채 부담 완화, 양호한 유동성 때문이다.
류승협 한신평 실장은 "자산관리와 IB부문 등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사업부문이 다각화됐다"며 "지난 9월 말 우발부채 잔액도 7202억원으로 자본 대비 75.8% 가량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본 대비 100%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또 현대차증권에 대해서도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IB, 퇴직연금 부문에 강점을 보유한데다 다각화된 수익구조와 우발채무 관리, 양호한 자본 적정성이 반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상반기 한화생명보험이 최대주주가 된 한화투자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하고, 신용등급을 '긍정적'에서 '안정적'로 상향했다. 한기평은 "유상증자로 금융계열사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한화생명보험을 포함한 금융계열사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대형 증권사를 포함한 증권업 전반에 대해선 해외대체투자의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채무 위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증권업에 대해 증권사 수익구조 다변화 과정에서 위험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은 "해외대체투자는 최근 2년간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투자초기로 잠재리스크가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렵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대형 IB들은 자본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으나, 영업능력과 자본활용능력의 개선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은 증권업에 대해 해외 대체투자의 위험수준은 다른 투자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안나영 한기평 금융2실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각종 금융변수와 실물자산의 가격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해외 투자가 많은데 사후관리가 어렵고 부실발생시 회수율이 낮아 향후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