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이틀 연속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10시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6일 2차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2.16 kintakunte87@newspim.com |
이날 오전 10시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김 전 시장은 "어제 장시간에 걸쳐 많은 질문과 대답이 있었다"며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증거 자료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음을 조사를 받으며 느꼈다"며 "오늘도 어제에 이어 진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가 '김기현 첩보 수집', '하명수사' 등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것과 관련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며 "삼척동자도 뻔히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면 과연 국민을 무엇으로 아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울산시 공무원들이 송철호 캠프 측에 선거 공략 관련 자료를 넘겼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다"며 "관련 공무원들이 굉장히 난처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보면 송병기(현 울산시 경제부시장)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실질적 관계를 맺으며 압력까지 넣으면서 진행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아주 계획적이고 거대한 조직에 의해 움직였다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김 전 시장을 상대로 청와대가 상대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을 유리하게 도와준 포지티브(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날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당시 경찰 수사 등 네거티브(부정적인) 부분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15일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약 10시간에 걸쳐 김 전 시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김 전 시장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참고인 조사 첫날인 15일에는 김 전 시장을 망가뜨리기 위해 무리하고 압박적인 수사를 한 부분에 대해 주로 조사를 한다"며 "16일에는 상대 후보 송철호 울산시장을 위해 청와대가 포지티브를 했던 부분을 조사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가 송 시장을 '포지티브'를 했던 부분에 대해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공약을 수립한 것들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 전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부임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저에 대해 뒷조사한다는 소문이 계속 들렸다"며 "청와대에서 '오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청와대에서 첩보 수집을 했다고 증언을 다 하지 않았느냐"며 "리스트를 만들어 보냈다는 것인데 누가 일부러 취합하지 않고 그렇게 만들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짓밟은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책임자가 누군지 반드시 밝혀야만 다시는 선거를 짓밟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당시 청와대의 첩보 전달과 경찰의 하명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시장의 측근인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은 지난 2017년 울산 아파트 건설공사 관련 특정 레미콘 업체와 유착했다는 의혹으로 울산경찰청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울산시청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박 전 실장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결국 김 전 실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했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선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첩보 문건을 만들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송 부시장이 2017년 10월경 이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제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행정관은 관련 제보를 요약·정리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첩보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첩보 작성과 전달 과정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청와대의 부정 개입 여부 등 전반적인 내용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박 전 실장을 불러 경찰 수사 과정과 송 부시장 제보 등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또 임 전 최고위원과 당시 경찰청 수사과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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