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 강세가 월가에 뜨거운 감자다.
판매 부진과 연이은 적자, 여기에 유동성 경고까지 굵직한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유통주식 대비 공매도 비중 1~2위를 다퉜던 테슬라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테슬라 [사진=블룸버그] |
4분기 이후 상승률은 무려 60%. 숏 베팅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이 연초 이후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은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직후부터 2% 이상 급등하며 주당 389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운 것.
이날 장중 기준으로 상승 폭은 지난해 8월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자금 확보' 트윗을 올린 당시 기록을 앞지르는 수치다.
공매도 1순위로 꼽혔던 테슬라의 주가가 반전을 이룬 것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부터다. 63억달러의 매출액과 주당 1.86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자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사자'에 뛰어들었다.
매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4분기 이후 테슬라 주가 상승 폭은 약 60%에 달했다. 이는 2013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기록에 해당한다.
숏베팅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공매도 세력은 연초 이후 18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았다.
테슬라가 상승 날개를 단 것은 3분기 실적 호조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반응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첫 해외 공장인 중국 기가팩토리가 본격 가동, 내년 대량 생산이 예상되는 데다 최근 발표한 독일 공장 설립 계획 역시 유럽 지역 매출 증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년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3의 가격을 20% 혹은 그 이상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현지 부품과 인력 비중을 확대해 비용을 축소하고 제품 가격을 낮춰 판매를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 때문에 35만5800위안(5만800달러)부터 출발하는 모델3 가격이 내년 상당폭 인하될 전망이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가격 경쟁력은 자동차 업계에 결정적인 변수"라며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는 중국 기가팩토리의 대량 생산이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중국 시장과 신설한 공장이 향후 테슬라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CFRA의 가렛 넬슨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제품 강점과 가격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커다란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판매뿐 아니라 내년 미국에서 출시되는 신차 역시 테슬라의 수익성과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폐지한 이후 자동차 시장 전반의 판매가 하강 기류를 타고 있기 때문.
아울러 단기간에 60%에 이르는 주가 상승 역시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