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진행하는 데 사업성 분석이 미흡했다는 내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공기업 부채공룡으로 꼽히는 LH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부실했다는 얘기다.
19일 LH의 '2019년 부동산 금융사업 추진실태 특정감사'에 따르면 LH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부채감축 효과에 대한 분석 없이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LH와 민간건설사가 공동사업 협의체를 구성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건설사는 주택을 건설·분양해 분양수익을 투자지분에 따라 상호 배분하는 방식으로 LH의 과도한 부채감축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추진했다.
연도별 민간참여 공공주택 공급 규모를 보면 ▲2014년 1437가구 ▲2015년 5394가구 ▲2016년 1만2970가구 ▲2017년 7215가구 ▲2018년 5693가구 ▲2019년 5689가구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LH진주 본사 전경 [사진=뉴스핌DB] 2019.12.19 sun90@newspim.com |
그러나 내부 감사로 2014년부터 지난 9월까지 해당 사업 추진계획 수립 시의 사업성 분석 결과를 확인한 결과, 사업성 분석 시 부채감축 효과를 분석하지 않고 자체사업과 민감참여 방식의 단순 이익만을 비교해 사업 타당성을 검증했다.
LH 감사실 관계자는 "부채감축이라는 사업 취지에 따라 사업 기간 내 연도별 구체적인 부채 발생 요인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음에도 그러한 절차가 없었다"며 "단순 사업비 비교만으로 부채감축 효과가 있다고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LH는 사업성 분석 시 분양률, 분양가격, 회수율 등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에 대한 합리적 추정 없이 분양률과 회수율을 100%로 가정했다. 자체사업 대비 사업수지 개선을 위해 공사비나 기타비용을 조정하기도 했다.
또 민간건설사가 민간사업비 우선정산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 요청에 따라 LH가 미분양분을 매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분양률에 따른 민감도 분석이나 사업비 정산방식에 따른 영향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LH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복지로드맵 수행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등으로 부채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LH가 발표한 '2019~2023년 LH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LH는 오는 2023년까지 매년 15조~39조원, 5년간 147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향후 5년간 대규모 공공사업 투자로 지난해 말 기준 128조원인 부채는 2021년 159조원, 2022년 163조원, 2023년에는 17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사실은 LH 관련 부서에 이익증대 및 부채감축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별도의 사업성 분석 방법을 개발하라고 개선 조치를 내렸다. 또 분양가격, 분양률, 회수율 등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에 대한 객관적인 추정 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민간건설사가 참여하면 사업비가 줄면서 부채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보다 좀 더 세밀하게 사업성 분석을 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해서는 현재 개발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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