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스마트폰, 승용차 등의 국내 독과점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산업 집중도도 독과점 산업에 쏠려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당국도 신규 경쟁자 진입이 어려운 반도체, 승용차 업종의 독과점 우려에 따라 '시장지배력 남용' 감시에 집중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480개 산업별 산업집중도(CR3, 단순평균 기준)는 전년과 비교해 0.3%포인트 하락한 41.8%를 차지했다.
모든 시장참여자의 시장점유율 제곱을 합한 HHI는 1288이었다. 1200 미만인 경우 저집중 시장, 1200~2500인 경우 중집중 시장, 2500을 초과하는 경우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된다.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2019. 07. 26. kebjun@newspim.com |
가중평균(출하액 등을 가중치로 산정한 평균값) 기준으로 CR3는 50.6%, HHI는 1750이었다. 가중평균이 단순평균보다 높은 이유는 집중도가 높은 산업의 출하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얘기다.
특히 출하액 규모가 큰 반도체, 정유 등은 전년보다 출하액 증가폭이 커, '집중도 수준'이 높았다.
출하액 증가폭을 보면, 반도체는 2016년 57조2000억원에서 이듬해 9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정유는 2016년 70조7000억원에서 2017년 90조1000억원으로 올랐다.
총 출하액 30조원 이상인 대규모 산업 중 반도체의 집중도가 99.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휴대폰(88.5%), 승용차(88.5%), LCD(86.0%), 정유(70.8%) 등의 순이다.
출하액 기준 상위 20대 산업(전년 대비 CR3 변화)에서는 정유, 승용차, 합성수지, 휴대폰, 자동차 엔진 신품 부품, 냉간압연 등 11개 산업이 전년보다 평균 2.5%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LCD, 조선, 자동차 차체 신품 부품, 도금, 의약품 등 9개 산업은 평균 2.6%포인트 상승했다.
출하액 기준 상위 30대 품목의 CR3 집중도에서는 D램이 100.0%를 기록했다. 이어 휴대용 전화기(99.8%), TV용 LCD(99.1%), 소형 승용차(98.6%), 대형 승용차(98.6%), 휘발유(80.9%) 등의 집중도가 뒤를 이었다.
일반 집중도(출하액 기준 상위 기업들이 전체 광업·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를 보면, 2017년 출하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은 23.8%, 50대 기업은 40.8%, 100대 기업은 46.3%, 200대 기업은 51.6%였다.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은 승용차, 반도체, 화물차, 휴대폰, 맥주, 소주 등 총 46개로 2년 전 때보다 12개 감소(6개 산업 신규 포함, 18개 산업 제외)했다.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 중 CR3가 100%인 경우는 15.2%(7개)다. 90% 이상 100% 미만인 경우는 47.8%(22개), 90% 미만인 경우 37.0%(17개)였다.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의 평균 출하액은 3238억원으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보다 5.3배였다.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의 평균 연구개발(R&D)비율도 2.6%로 독과점구조 유지 제외 산업의 평균 2.8%를 하회했다.
독과점구조 유지 제외 산업의 평균 2.8%보다 높은 산업은 14개에 불과했다. 이는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의 R&D 투자가 낮다는 방증이다.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의 평균 내수집중도(내수출하액÷내수시장규모)는 78.9%를 차지했다. 해당 규모는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 보다 2배 이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철도차량(97.2%), 맥주(88.7%), 설탕(87.3%), 담배(87.3%) 등의 내수시장 집중도는 독과점 유지산업의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해외로부터의 경쟁압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자동차 내장 이미지 [사진 = 현대자동차] = 2019.11.04 oneway@newspim.com |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의 평균 해외개방도(수출, 수입액을 더한 후 출하액을 나눈 값)는 14.0%로 광업·제조업 전체 평균 12.7%를 상회했다. 개방도가 광업·제조업 평균(12.7%)에 미치지 못하는 산업도 69.6%(32개)였다.
공정위 측은 "반도체, 승용차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경우 신규기업의 진입은 제한적"이라며 "소수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기업이 상위 3개사에 1개 이상 포함된 산업의 산업집중도는 48.7%였다.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기업이 상위 3개사에 포함돼 있지 않거나 해당산업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는 각각 29.3%, 41.1%였다.
즉, 대기업그룹 소속기업이 해당 산업에 참여하는 등 높은 순위를 점한 산업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문재호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이번 시장구조조사 분석결과를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과 사건처리 계획수립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더욱 철저히 감시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2017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19.12.27 judi@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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