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올 한해 국책은행 합병론으로 몸살을 앓았던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또 한 번 정치권발 '지방이전설'로 인해 좌불안석 신세에 놓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국책은행 이전' 등 선심 공약성 금융법안이 대거 발의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30일 금융 및 정치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 등 국책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법안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본점. [사진=각사 제공] |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과 이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산은과 수은의 본점 자신들의 지역구인 전라북도 전주와 경상남도 부산 유치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들은 '국토 균형 발전'을 이유로 해당 법안의 입법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는데 국책은행들은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관련 법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방 이전설의 경우는 총선 등 정치적 이슈를 앞두고 더욱 부각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기존 법안 이외에 다른 여러 의원들이 이 같은 선심성 금융법안을 추가로 발의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산은과 수은은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해야만 한다. 이미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등 일부 금융공기업들이 지방에 둥지를 튼 점을 감안하면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당사자들은 '업무 효율성 약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국책은행의 특수성과 업무 효율성을 감안할 때 서울에 위치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 국책 금융기관의 경우 일부 본부를 지방으로 이전하며 업무 비효율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와의 회의 등을 이유로 임직원들이 서울을 오가느라 상당한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하는 시간만 상당하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일부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공약' 때문에 국책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이전설이 불거질 때마다 국책은행 내부의 동요가 너무 심해 업무 효율성이 크게 낮아질 우려가 있다"며 "싱가포르, 런던 등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금융 중심지와의 경쟁을 감안하면 이러한 논쟁 자체가 소모적"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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