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 의원으로서 9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자신이 물러남으로써 황교안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 의원은 "지난 10개월 동안의 황교안 체제에 대해 여러 비난과 비판도 많고 터무니없는 말도 많았다"며 "첫 사무총장으로서 황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서라도 오늘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당내에서 불출마가 이어지고 있는데, 다시 당으로 복귀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말을 드린다"며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미 벌거숭이가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을 향해서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한 말 중에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국회의원이 열심히 일해도 그 열매가 자신의 것이 아니고 국민의 것이라는 의미"라며 "그는 민주당과 그 군소정당 의원들은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21대 국회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02 leehs@newspim.com |
다음은 한선교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저는 오늘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지난 16년 동안 2004년부터 2020년 올해까지 16년간 여의도 국회에서 생활했습니다.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시간 여부로 볼 때나 제 능력으로 볼 때나 당 사정으로 볼 때나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나라의 형편으로 볼 때나 제가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저를 이제까지 받아주고 또 키워주고 보호해주고 격려해줬던 당에 대한 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요즘 여러 가지 국회의 불편한 모습을 보시며 국민들께서 한국당에 대한 여러 가지 질타의 말을 많이 하시고 있고, 저는 들었습니다. 국민들 중에서는 한국당이 왜 변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제게 직접 한 분들도 많습니다. 제 작은 결심이 국민 여러분의 요구에 조금이나마 답을 하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작은 결심이지만 그것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특별히 우리 자유대한민국의 우파를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들에게 크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자유한국당 4선 중진 의원으로서 마땅히 그만둬야 할 시기에 그만둔다는 그런 한 가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지금 자유한국당 주변에서 10개월 여간 진행된 황교안 체제에 대한 여러 가지 비난과 비판이 많고 터무니없는 말도 많습니다. 저는 2.27 이후 당대표 된 황 대표가 첫 번째로 시행한 첫 인사 대상자입니다. 첫 사무총장으로서 황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서도 오늘 불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부탁드리고자 하는 것은 당 밖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해 여러 가지 고언을 해주시고 또 창조적인 말을 주시고 야단도 치시고 하는 것은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만, 당내에서 불출마가 이어지고 있는데 다시 당으로 복귀하기 위한 그런 의도가 있다면 그 것은 잘못된 것 이라는 말을 드립니다. 그 분들은 이미 본인들이 벌거숭이가 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국민들은 그들의 벌거숭이 모습을 다 보고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정치인 중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있습니다. 그 분은 평소에도,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정치는 '허업'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열심히 일했지만 정작 소득은 없고 모든 걸 국민에 주는 거라 열매를 맺지 못해서 '허업'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정치인들이 가슴에 품어야 할 얘기입니다. 기업은 열심히 일해서 서로 열매를 나눠 갖지만 국회는 아무리 국회가 국민이 바라는 대로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그 열매는 국회의원들 것이 아닙니다. 모두 국민에 드려야 합니다. 그것이 JP가 얘기한 허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안 통과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법안 통과, 등 이런 모습을 볼 때 각 군소정당을 대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의원과 대표들은 허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이 그 열매를 따먹기 위한 실업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분들은 앞으로는 정치는 허업이라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21대 국회를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딸이 둘 있습니다. 막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 정치를 시작했는데 이미 대학생 돼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늘 그들에게 아버지의 직업이 미안했습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의원 생활 중에 탄핵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합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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