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대북 제재 완화 등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정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인사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상생 번영의 평화 공동체'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20.01.02.photo@newspim.com |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이 관계자는 "그 운신의 폭은 향후 우리 정부의 전략과 방안이 될 것인데 다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면서 "다만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준비한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방법이나 시기로 보는지에 따라 다르다"며 "기준이 명확하다면 맞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지만 언론의 기준이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도와 수준을 말씀드리기는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기나 방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일정 정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안이나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여러 외교 행보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정부가 이에 대한 발전된 대안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제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게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북한과 미국은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다행인 것은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완료 전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같은 문 대통령의 제안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지렛대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꾀하는 중재안을 제시하고 미국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