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금액(계약)과 도착금액(실제 투자실행)간 격차가 지난 2016년 이후 3년만에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투자수요 감소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투자도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FDI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기준 FDI 실적은 233억3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도착기준 투자액은 127억8000만달러로, 신고기준의 절반(54.9%)에 그쳤다. 이는 신고대비 도착기준 평균인 60%를 밑도는 수치다. 더욱이 이들간 격차는 105억5000만달러로, 105억 달러 격차를 나타낸 2016년 이후 3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근 10년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01.06 jsh@newspim.com |
정대진 산업부 투자정책관(국장)은 "신고기준은 어떤 투자기업이 앞으로 몇 년 내 어떠한 내용으로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인데 항상 바뀌기 마련"이라며 "실제 세부 사업계획을 이행하면서 외국인투자가 아닌 국내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 과정에서 사업내용이 축소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격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또 "전체 신고금액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그린필드형 투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년에 걸쳐 투자를 실행하기 때문에 세계 시황이 바뀌거나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투자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또 사업모델을 변경하거나 시차를 적용하는 문제 등에서도 일부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FDI 실적 발표시 '신고기준'과 '도착기준'으로 구분한다. 신고기준은 외국인이 우리 정부에 투자를 약속한 금액을, 도착기준은 실제 투자가 이뤄진 금액을 말한다.
지난해 업종별 FDI 동향을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전년대비 신고금액·도착금액이 대폭 감소했다.
제조업은 신고금액(82억1900만달러)과 도착금액(46억7900만달러)이 전년대비 각각 18.2%, 33.1% 감소했다. 서비스업 역시 신고금액(147억5900만달러)과 도착금액(73만2400만달러)이 각각 5.3%, 27.9%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국가별 도착금액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01.06 jsh@newspim.com |
국가별 FDI는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도착금액이 전년대비 큰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신고금액이 68억4200만달러로 전년대비 16.4% 증가한 반면, 도착금액(13억4600만달러)은 -64.6%를 기록해 대폭 줄었다. 신고금액과 도착금액간 차이는 5배 이상 벌어졌다.
또 도착금액 기준 중국(1억8600만달러, -76.2%)을 포함한 중화권 투자(20억3500만달러, -36.0%)도 전년대비 크게 줄었고, 일본 투자(10억2800만달러)도 0.6%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들 국가들을 제외한 기타국들의 도착금액 기준 투자(13억7400만달러)도 -63.5%를 기록, 큰폭으로 감소했다.
투자 형태별로는 인수합병(M&A)형 투자가 신고금액(74억1700만달러, 7.6%)·도착금액(66만6700만달러, 27.8%) 모두 증가한 반면, 그린필드형 투자는 신고금액(159억1200만달러, -20.5%)·도착금액(61억1000만달러, 49.3%) 모두 크게 줄었다.
'그린필드형 투자'는 기업이 해외직접투자를 할 때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과 사업장을 설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방식의 직접투자 형태를 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M&A형 투자의 경우 대부분 도착금액에 곧바로 반영되지만, 그린필드형은 3~5년 장기 투자로 집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신고금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어느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실제 투자를 실행하는 도착금액도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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