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순장조'란 단어가 최근 정치권서 회자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내각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순장조'로 분류됐다.
본인들의 정치 로드맵을 고려하면 지역구 포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많은 청와대 인사들이 최근 '자기 정치'를 위해 청와대를 박차고 나오는 상황과 대비돼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순장조'가 자주 거론됐다. 3철(전해철 의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김경수 경남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순장조로 꼽힌다.
'급'에서는 이들과 차이가 있지만, 올해 총선에서 과천·의왕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이은영 예비후보도 5년 간 노무현의 청와대를 지켰던 '순장조' 중 한 명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2019.12.03 leehs@newspim.com |
◆ 참여정부 5년 靑 지킨 여론조사 전문가…盧 "우리는 민심 보고 간다"
이 후보는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중앙당 공채 1기로 정계에 입문한 뒤 노무현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국정상황팀 행정관으로 5년 간 근무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내내 대부분 바닥권이었다. 자꾸만 떨어지는 지지율을 보고할 때면 이 후보의 마음도 당연히 불편했을 듯싶다.
"지지율 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늘방석이었다.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재신임발언으로 인해서 30%대로 떨어졌다. 정치자금 10분의 1 발언이 정치적으로 비화되며 탄핵까지 갔고…" 이 예비후보의 회고다.
노 전 대통령 지지율은 그렇게 30%대에서 한참을 갔다. 임기를 2년 앞두고 이미 2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그는 "보고서롤 올릴 때면 항상 힘들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민심과 여론은 다르다고 했다. '우리는 민심을 보고 간다'고 말씀하셨다. 여론은 그때그때 바뀌는 것이지만 민심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노 전 대통령의 말에 힘을 얻어 이 예비후보도 당시 여러 노력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각 종 정책에 대한 지지율을 분석했고 대통령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도 해외 연구 등을 참고해 내놓기도 했다.
이 예비후보는 "그 때 사수가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인데 많이 혼나고 많이 배웠다"고 웃어보였다.
청와대 생활을 마무리 한 이 예비후보는 이후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을 역임했고 민주연구원 리서치전략본부장을 지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 예비후보의 시각에서 볼 때 민주당의 최대 약점은 청년층의 민심을 파악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아직도 서툴다는 것이다.
그는 "미디어 환경이 많이 변했는데, 변화된 환경에는 변화된 감수성이 있다"며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민주당에는 이를 잘 매칭시킬 수 있는 인물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 시장에선 보수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팟캐스트를 통해 진보세력이 세를 넓혔듯이 보수 진영은 노년층의 스마트폰에서 유튜브가 가동되게 만들었다.
이 예비후보는 "유튜브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조국 이슈 때 보니 그런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 느꼈다. 감수성이 맞는 콘텐츠와 메시지를 확보하려면 여론조사 기능이 중요한데 그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2019.12.03 leehs@newspim.com |
◆ "당 내 여론수렴 기능이 많이 취약…변화된 소통 필요"
이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의왕·과천 지역은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고 3기 신도시 지정(과천) 등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로 인한 인구구성비 변화가 예상되며, 교통, 교육, 문화 등에 있어 인프라 개발에 대한 요구가 또렷한 지역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이 예비후보는 어머니의 세심한 손길로 개발이 한창 진행되는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인구가 많아지니까 기본 환경은 조성됐는데 그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여전히 지역의 고민"이라며 "두 분 시장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그것을 잘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후보는 "우리 지역구는 교통 문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다. 그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강남과 인접한 과천의 경우 공동화 현상이 자칫 우려된다. 지역 경제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중앙정치의 인맥들을 충분히 동원해 지역 현안을 깔끔하게 마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구석구석 다니면서 그 동안 개발된 것들을 잘 마무리하면서 환경과 교통도 함께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2019.12.03 leehs@newspim.com |
현역 의원도 살아 돌아오기 힘든 지옥의 지역구 선거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문재인 정권의 성공적인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순장조'로 노무현의 청와대를 지켰듯이 이번에는 문 대통령의 지킴이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이 예비후보는 "2017년 탄핵과 대선을 보면서 출마를 생각했다. 95년 중앙당 당직자로 출발해 97년과 02년에 대선을 치렀는데 2017년에 보니 선거 캠페인이 달라졌다. 그 흥겨운 열기 속에 나 역시 발을 담그고 싶었다. 다음 대선 때는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그는 답했다.
그는 또 "지금 의왕·과천은 새롭게 도약할 중차대한 시기다. 계획된 과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민과 지자체 그리고 중앙정부간 삼각편대가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복안을 그렸다.
이 예비후보는 이어 "그런 점에서 현재 시민들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를 보안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섬세한 여성 리더십을 발휘해 도약의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