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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악화·美-이란 전쟁위기…중동 비중 높은 정유사 올 계획 차질빚나

기사등록 : 2020-01-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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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중동 정세 불안 겹쳐 정유업계 비상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연초부터 국내 정유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급락한데다 미국-이란 전쟁위기로 올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경영 계획이나 실적 전망 수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며 국내 정유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국내 수입산 원유의 70% 정도가 통과하는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 4사중 에쓰오일의 경우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과 멕시코, 아프라카 등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 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동 비중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중동 비중이 70%,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50~60%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한 정유공장 [사진=뉴스핌 DB] 2020.01.09 tack@newspim.com

에쓰오일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의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며 "다만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개별 정유사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석유시장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미국에 타격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낮아 실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현재 이번 미국-이란 사태 영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올해 경영 계획 수정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작년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제마진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당장 올해 1분기와 올해 실적 전망을 해야하는데, 작년까지 안좋았던 정제마진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며 "올해 실적 전망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8년만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올라가면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리면 그 반대다.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정유업계에선 중동산 원유 도입 차질이나 급격한 국제유가 변동 등 직접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제품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한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석유협회는 중동위기 대책반을 추가 개설하고 업계의 대응을 총괄하고 있다"며 "중동 이외 대체 물량 확보나 비상시 계획 등을 세우고 있고, 사태 악화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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