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터키 증시의 조용한 상승 랠리가 월가의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과 맞물려 글로벌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열기가 커다란 화제다.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사령관의 소유로 알려진 차량이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크게 파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흥국 주요 증시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데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과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효과, 여기에 유가 안정까지 상당수의 동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키의 보르사 이스탄불 100 지수는 이날 1.9% 치솟으며 12만899.69에 거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이란의 마찰에도 연초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온' 심리가 번지면서 저평가 매력을 앞세운 터키 증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스탄불 증시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에 비해 50% 가량 저평가된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 저가 매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사자'가 홍수를 이루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실물경기 호조와 경상수지 개선, 이에 따른 터키 리라화의 상승 탄력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코트 뱅크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저평가 매력이 워낙 큰 데다 리라화 상승과 경상수지 개선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증시는 지난 해 5월 바닥을 찍은 뒤 44% 급등했다. 2017년 48% 치솟으며 2018년 1월 최고치 기록을 세운 증시는 내림세로 반전, 가파르게 떨어진 뒤 다시 상승 날개를 달았다.
터키 증시의 블루칩으로 구성된 보르사 이스탄불 30 지수는 지난주에만 달러화 기준으로 8.4%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리스크 축소가 터키 증시에 강한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풀 꺾인 데다 국제 유가가 안정을 이루면서 원유 수입국인 터키의 자산시장으로 훈풍을 일으켰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인베스텍 뱅크는 보고서를 내고 해외 투자자들의 터키 주식 비중이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밀린 사실을 앞세워 당분간 매수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탄불 소재 글로벌 증권 역시 투자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열기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주가 향방은 이들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오야크 증권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움직임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고, 2020년 기업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 역시 추가 상승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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