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미국의 재고 증가 소식에 다시 아래를 향했다.
산유국들이 올해 석유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보고서 소식도 유가를 짓눌렀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2센트(0.7%) 내린 배럴당 57.81달러에 거래됐고,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도 49센트(0.8%) 하락한 배럴당 64달러에 마감했다.
셰일유 생산시설 [사진=블룸버그 통신] |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10일 종료)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고, 정제유 재고는 2017년 9월 이후 최대치로 증가했다.
이 기간 원유 재고가 기대 이상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긴 했지만,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소식에 따른 가격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원유 재고는 250만 배럴 줄어 로이터 전문가들이 예상한 감소폭 47만4000배럴을 상회했다. 이는 전날 미석유협회(API)가 예상한 원유 재고 110만 배럴 증가 전망과 대치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EIA 보고서는 또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이 일일 평균 1300만 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장 초반 유가는 미국과 중국이 이날 서명한 1단계 무역 합의가 충분한 수요 증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과 OPEC 외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OPEC 보고서 내용에 한 차례 짓눌렸다.
1단계 무역 합의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합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혀 무역 합의 회의론을 자극했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첫 해 동안 미국의 에너지 제품을 185억 달러어치 매입하고 이듬해에는 339억 달러어치 매입하기로 약속했는데, 상품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엄청난 양의 매입 약속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OPEC은 글로벌 석유 수요가 늘겠지만 기타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안 올해 석유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미국에서의 원유 생산은 올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OPEC은 "지속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금융 시장 개선과 맞물려 OPEC 비회원국의 공급 증가 지속을 더욱 지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이 감산을 통해 유가를 60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의 감산 합의는 오는 3월이면 만료된다. 이 가운데 OPEC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간 협력이 유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