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노동력의 비효율적 배분이 경제 전반의 성장률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5% 가량의 잠재적 소득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저임금 산업에서 고임금 산업으로의 인적자본 재배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0일 산업간 고유임금 격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간 노동이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노동력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산업별 고유임금 추이. [자료=한국은행] 2020.01.20 lovus23@newspim.com |
박창현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과장은 산업간 노동이동에 대해 "금융업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갔을 때 (인적자본이 동일함에도) 임금수준이 바뀌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력이나 경력 등 개인의 인적자본과 무관하게 측정된 산업간 고유임금격차는 지난해 기준 임금 상위 30% 산업의 평균임금이 하위 30% 산업에 비해 1.56배 높았다. 이는 2001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적자본의 이동이 있어야 하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보고서는 노동력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경우 총요소생산성(TFP) 하락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TFP는 2000년대 평균 3.1%에서 2011~2017년 1.1%로 크게 둔화됐다. TFP는 생산성이나 근로자 업무능력, 기술 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생산효율성을 측정한 지표다.
한은은 한국 경제 전반의 잠재적 소득에도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적자본이 완전히 효율적으로 재배분 됐을 때 달성할 수 있는 경기 전체 최적소득수준은 실제 수준 대비 4.1~5.3%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 과장은 "효율적 인적자본 배분을 가정한 최적소득수준과 실제 소득간 간극이 조금씩 줄어들어야 효율적인시장으로 간다는 의미인데 이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 비효율적 노동력 배분이 개선되면 국내총생산(GDP)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산업간 인적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노동이동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며 "고임금 부문 인력 유입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의 고학력화가 저생산성 산업에 대한 인적자본을 너무 많이 투입하고 이에 따라 경제전반의 효율적 인적자본활용 저해 및 생산성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진로와 학력습득 간 적절한 균형을 이루도록 교육환경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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