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융안정의 가늠자가 되는 금융불균형의 수준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식이 제시됐다. 해당 방식을 이용하면 최근 금융불균형은 지난 20년 동안의 평균치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실물 연계를 고려한 금융불균형 수준 평가'에 따르면 새로운 측정방식을 통해 중장기적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종합적 평가가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좌측은 보고서가 제시한 금융불균형 측정방식, 우측은 기존에 금융불균형을 측정하기 위해 쓰이는 신용갭과 금융사이클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1.28 lovus23@newspim.com |
보고서가 제시한 측정방법의 특징은 가계와 기업 신용의 변동을 따로 측정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존 신용갭과 금융사이클 측정이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이 금융불균형 축적에 미치는 효과가 다름에도 이들을 단순 합산해 민간신용을 산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방식은 가계와 기업 신용의 변동과 중기(3년) 경제성장률 간 관계를 추정하고 이를 통해 금융불균형을 측정한다. 이 방법으로 측정하면, 기존 방식을 이용했을 때보다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 모두 금융불균형이 대폭 상승하는 결과가 나온다.
특히 기존 방식에서는 카드사태 당시 금융불균형이 더 높지만, 새로운 방식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불균형이 심각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금융안정국의 정연수 금융안정연구팀장은 "2008년 당시 경기 침체가 더 컸고 장기간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측정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2019년 2분기 금융불균형 수준은 25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부터 2009년 2분기까지의 장기평균(0)보다는 높다. 정 팀장은 수치에 대해 "앞으로 그래프가 우하향할지, 우상향할지 또 어떤 각도로 꺾일지 모르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도 "경제 위기 시그널로 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불균형 축적은 가계신용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의 금융불균형 기여도가 55.7%다. 법적 절차가 잘 마련된 기업에 비해 가계의 레버리지(부채) 관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새로운 측정방식으로 산출된 금융불균형 수준을 금융안정지수 등 여타 금융안정상황 지표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한다면 장단기 시계에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보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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