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텃밭으로 분류되는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지역 현역 의원들을 다수 물갈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는 물갈이 움직임에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이기는 공천을 해야지, 무조건 다 바꾼다고 이길 수 있는가"라는 불만 섞인 속내를 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4.15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임명장수여식에서 황교안 당 대표, 김형오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1.23 kilroy023@newspim.com |
28일 한 매체는 한국당 공관위가 부산에 지역구를 둔 현역 11명 중 최소 7명을 교체할 수 있음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부산 지역구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김무성, 김정훈, 김세연, 김도읍, 윤상직 등 5명이다. 이제 이 지역에서 남은 의원은 조경태(4선), 유기준(4선), 유재중(3선), 이진복(3선), 이헌승(재선), 장제원(재선) 등 6명이다. 한국당은 남은 3선 이상 4명의 의원 가운데 최소 2명 이상을 교체할 방침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산 60% 물갈이에 대해 들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면서도 "엉뚱한 소리다. 아직 공관위가 제대로 회의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재철 원내대표는 무조건 교체보다 이기는 공천을 해야한다고 했다'는 질문에 "그 말이 맞다"며 무조건적인 교체에는 껄끄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한국당 의원도 통화에서 "대상자들에게 물어봐도 모를 것이다. 누가 확실하게 이야기하겠냐"라며 "부산에 6명의 현역 의원이 남아 있는데, 2명을 더 교체하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단 한국당 공관위 측은 선을 그으며 논란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 공관위원은 "(부산 60% 물갈이 언급은) 전혀 아니다. 어디서 그런 얘기가 갑자기 나왔는지 모르겠다. 공관위에서는 그런 내용을 말한 적이 없다"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TK와 PK가 흔들리면 총선 전체 승리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로서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의원들로서는 불편한 이야기다.
PK는 이제 무조건 한국당 후보를 찍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 TK는 텃밭이라는 이유로 잦은 교체가 이미 이뤄져 왔다는 게 그 이유다.
TK 지역의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TK는 이런저런 이유로 끊임없이 교체를 요구받아 왔다. 이 지역 의원들은 대부분 초재선이지 중진 자체가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가 무슨 적폐냐"고 반문했다.
실제 TK에는 3선 이상 의원이 주호영(4선), 김재원(3선), 김광림(3선), 강석호(3선) 4명뿐이다. TK에 불출마 의원이 초선의 정종섭 의원에 불과한 이유다.
또 다른 한국당 한 의원은 "지나치게 중진들을 불출마로 모는 경향이 있다"며 "그럼 국회의장단은 누가 하고,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은 누가 하냐"며 일방적인 쇄신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