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지난해 12월 수출물량지수가 미중 무역 협상 진전 영향으로 8개월만에 반등했다. 반면, 수출 금액지수는 13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전년동월대비 2.6% 하락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해서다.
한국은행이 29일 '2019년 12월 수출물량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7.7% 오른 116.50을 기록했다. 7개월 연속 하락 후 상승으로 전환한 셈이다. 1단계 미중 무역 합의 뿐 아니라 2018년 12월 글로벌 교역 증가세 둔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자료=한국은행] |
화학제품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화장품 일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11.8% 증가했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은 수요 부진으로 14.8% 감소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에서 집적회로가 37.1% 증가했다"며 "D램 가격 상승에 대비한 재고축적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기계 및 장비는 물량과 금액지수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쪽에 투자가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12월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4.8% 증가하며 3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상승세를 이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집적회로와 반도체 개별소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년 동월대비 8.2% 증가했다. 운송장비 미국 및 독일산 차량을 중심으로 29.1% 늘었다. 송 팀장은 "하반기 신차 출시 효과가 영향을 미쳤고 2018년 BMW 화재 사고에 따른 수요 위축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수입금액지수는 운송장비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과 제1차금속제품 등이 감소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0% 하락했다.
한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년동월대비 2.6% 내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한다. 교역조건지수가 지난 2017년 12월 이래로 계속 내리막이다.
반면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9% 올랐다. 수출물량지수가 상승한 영향이다.
2019년 전체적인 순상품 및 소득 교역조건지수는 연간 3.9%, 6.0% 하락했다. 수출입 물량 및 금액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대비 2.2% 내렸으며 금액지수는 10.3% 하락했다.
송 팀장은 "LCD 디스플레이에서 공급과잉이 있었고 금액지수에서는 집적회로의 지속적 가격하락과 국제유가 하락이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8%, 금액지수는 6.3% 하락했다.
송 팀장은 1월 무역지수 전망에 대해 "설 시즌 효과도 있어서 괜찮을 것 같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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