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반도체 관련 수요 증대로 제조업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비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부진하고,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건설업 체감 경기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2020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한 76을 기록했다. 다음달 업황전망BSI도 77로 전월대비 4포인트 올랐다.
반면, 비제조업 업황BSI는 5p 내린 73을 나타냈다. 5개월 간의 상승을 멈추고 하락으로 전환한 것. 다음달 업황전망BSI도 1포인트 하락한 74였다.
[자료=한국은행] |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수치다.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업황BSI에서는 전자·영상·통신장비와 기타 기계·장비가 전월대비 각각 10p, 5p씩 올라 수치를 뒷받침했다. 반도체 관련 부품 판매나 설비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 파업 여파로 6p 하락했다.
오는 2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도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3p), 기타 기계장비(7p), 화학물질제품(7p)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4p 올랐다. 이성호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화학제품 분야에서는 현재 스프레드가 축소된 터라 '다음달에는 이보다 낫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BSI에서는 정부의 12.16 부동산 정책 발표 영향으로 건설업이 9p 하락했다. 정보통신업과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각각 9p, 10p씩 내렸다.
다음달 업황전망BSI에서는 전기·가스·증기(-12p)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p)이 하락함에 따라 전월대비 1p 내렸다. 이번 겨울이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자 가스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BSI와 소비자태도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2.8p 상승한 95.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95.8)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다. ESI 역시 100을 상회하면 민간 경기 전망이 낙관적임을, 하회하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1월 13일부터 20일까지 실시돼 우한 폐렴 확산 리스크는 반영하지 못했다. 이성호 팀장은 우한 폐렴 사태가 2월 기업 체감 경기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 "앞으로 확산 여부에 달렸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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