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전염병을 막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조직전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강원도에 의심 환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또한 강원도의 도 비상방역지휘부에서 "격리자들을 상대하는 성원들을 고정시키고 보호복과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품 등을 원만히 보장해주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의학적 감시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위생방역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 인근 후난성(湖南) 북쪽 웨양(岳阳)의 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확진 환자 상태를 모니터로 체크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무산·신의주 등서 잇따라 의심환자 발생사례 보도 이어져
북중 접경 지역 인근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일 함경북도 무산에서 의심환자가 여럿 발생해 당국이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고 5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전날 소식통을 인용, "신의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 2명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알렸다.
소식통은 RFA에 "환자 한 명은 신의주 '관문여관'에 격리돼 있던 사람 중에 나왔다"며 "또 다른 한 명은 '백운동'에 사는 주민인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보건성 당국자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심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신종 코로나 환자 관리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모두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송 국장의 인터뷰는 북한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국 내 발병 여부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 北 노동신문 "매일 수만개의 마스크 생산"...소식통 "장마당서 진통·해열제 동 났다"
북한 당국은 연일 매체를 동원해 바이러스 예방법, 감염 증상 등을 전하며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북·중 접경 봉쇄조치 등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평양시 피복공업관리국 일꾼들과 노동계급이 마스크 생산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매일 수만개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위한 당국의 조치를 선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의약품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당에서는 이미 진통제, 해열제 등 감기 관련 약품은 동이 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RFA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방역대책을 믿는 사람은 없다"며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해열제와 진통제를 구하기 위해 장마당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마당에서 가장 장사가 안 되는 품목이 약품장사였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장마당에서 감기약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고 어쩌다 나타난 약품은 값을 천정부지로 높여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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