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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끝난 워싱턴, 부동표 두고 '진흙탕' 대선레이스 시작

기사등록 : 2020-02-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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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4일만에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연설문을 찢으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 간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탄핵재판은 이변 없이 끝났지만 워싱턴의 진흙탕 스토리는 11월까지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번 탄핵재판으로도 양당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민주당은 당초 탄핵재판이 시작된 사유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한편 공화당은 탄핵 무죄를 내세우면서 각각 부동표를 공략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4일(현지시간) 하원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끝나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연설문 사본을 찢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거짓말 공방에서 우리 국가가 승리했다"며 6일 자축 연설을 예고했다.

탄핵안 부결 보도가 나온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타임지 커버를 활용해 자신이 "영원한(4EVA)"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남긴 뒤, "탄핵 사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승리를 논의하기 위해 6일 정오에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민주당에 의해 이뤄진 엉터리 탄핵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정당성) 입증과 무죄로 끝났다"고 강조했다.

반면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는 영원히 탄핵된 채로 남을 것"이라며 애초에 탄핵 사유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대선 레이스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망령이 될 것을 예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상원 공화당이 탄핵재판에서 추가 증거와 증인 채택을 거부한 것을 대선 레이스에서 적극 내세울 태세다.

길 시스네로스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수많은 사람들이 공화당에 대해 '그들은 진실을 규명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대통령을 지키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상원의 탄핵 투표 직후 우크라이나 스캔들 핵심 증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소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공화당 내 유일하게 반란표를 던진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도 조사를 계속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군사지원을 대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차남을 수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가리킨다.

민주당은 여전히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금융사기 의혹이라는 무기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세부터 명예훼손, 포르노 배우와의 스캔들까지 17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뿐 아니라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결탁해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로부터도 무죄를 인정받았음을 적극 내세우며 민주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도 굳건히 버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데다 지난해 4분기 트럼프 캠프는 4600만달러(약 545억원)의 재선 기부금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에 대한 분노가 공화당 지지자들을 더욱 결집시킨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몰아내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더욱 뭉치고 있으며, 민주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부동층도 끌어 모으기를 기대하고 있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센터 국장은 "이번 탄핵 정국을 겪으면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현실에 눈을 뜨고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마치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조롱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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