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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은행 사모펀드 징계 타격…"300억원 수수료 손실"

기사등록 : 2020-02-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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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우려 가시화
다양한 투자상품 제공 못하면 브랜드 가치도 하락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사모펀드 판매중지 제재 우려가 커지면서 시중은행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은행 수수료익 손실과 브랜드 가치하락은 물론 고객이탈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사모펀드 판매중지 6개월 처분과 과태료 부과, 은행 CEO 문책경고를 내렸다. 기간을 포함한 영업정지 처분 결정은 금융위원회가 최종 결정할 사안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위의 최종 결정이 나오는 3월 초 이후부터 판매중지가 시행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사진=하나은행, 우리은행 사옥]

사모펀드 판매수수료가 은행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565억원을 거뒀다. 이중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1025억원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당기순이익은 1조5408억원으로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수익증권판매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 수준으로, 우리·하나은행을 합쳐 수수료는 약 6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6개월 영업정지로 인한 손실이 그 절반인 3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결국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6개월 영업정지는 유례없는 강도 높은 제재인 만큼 두 은행 입장에서 수수료익 손실 외에도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지금까지 주요 시중은행이 6개월 장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례는 전무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거 부산은행, 농협은행, 경남은행 등에 대한 3개월 영업 일부정지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 특성상 사모펀드를 통한 교차판매가 어려워 진다는 점에서 손실을 '1% 미만'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고객이 사모펀드를 사기 위해 은행을 찾더라도 다양한 상품에 함께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판매수수료는 판매액의 1~1.5% 수준으로 은행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은행 이미지가 하락하고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기존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이탈할 수 있는 만큼 고객관리 측면에서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모펀드 시장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해당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6개월 만에 12.5% 줄어든 25조3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LF사태와 펀드런 이슈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사모펀드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4대은행 평균 500억원 수준 수수료 수익 감소를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사모펀드 판매중지는 은행 자체 평가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 목표액을 설정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영업중지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이익·수수료 항목에서 목표비중을 줄일 수는 있다"고 전했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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