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를 일선 의료기관에 보급하면서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6시간만에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열린 8일 오전 서울 여도중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수험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이용한 수험생들만 시험장에 입실 할 수 있었다. 2020.02.08 leehs@newspim.com |
이 키트를 통해 보건소 124개소와 민간 의료기관 50개소에서 빠른 시간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진단 분야에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력 문제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방역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역학조사관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역학조사관 증원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메르스 이후 늘어난 역학조사관...여전히 부족
지난 2015년 메르스가 국내 보건의료계를 강타했을 때, 역학조사관 수 부족은 메르스 피해를 막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메르스백서에 따르면, 2015년 당시 국내에 있는 역학조사관은 34명이었고 이중 2명만 질병관리본부 소속이었으며 나머지는 비정규직인 공중보건의사였다.
역학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인원 자체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공중보건의사여서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역학조사관 충원을 위해 중국과 일본을 방문해 역학조사관 양성 사례를 참고하고, 역학조사관과 공항검역관을 증원했다.
그러나, 꾸준한 증원에도 역학조사관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역학조사관은 총 130명으로 질병관리본부 소속 77명에 각 시도 소속 53명이다.
여기에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에 따라 각 시도별로 역학조사관 2명 이상을 두도록 돼 있는데, 시도에 따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며 전문임기제 인력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 부처 장관,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한 종합점검회의에서 "역학조사관이 시도별로 2명에서 6명씩 있지만 그 중 전문성을 가진 공중보건의는 1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되면 역학조사관의 업무량이 증가하는데 상황 장기화를 대비해 인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전문인력' 역학조사관 양성 어려움...정부도 "인력확보 필요"
역학조사관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2년 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감시보고서와 논문 심사를 통해 기본 자격을 이수해야 정식으로 임명된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나 시도 지자체의 역학조사관 수 자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역학조사관 증원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역학조사관을 포함한 검역인원 증원 예산을 신청했지만, 심사 과정에서 삭감돼 원안보다 못한 인원만 배정됐다.
방역당국은 민간에서 역학을 전공한 전문가들과 함께 역학조사를 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역학조사관은 전반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나 시도 지자체 뿐만 아니라 각 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이 있어 해당 지역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메르스 이후 감염병 관련 법이 개정돼 민간의 인력을 역학조사관으로 임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갖고 있다"며 "당장 정규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충원해 같이 활동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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