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우한에서 번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험 수위로 확산될 경우 전세계 GDP가 약 5% 증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 강타에 따른 지구촌 경제의 손실이 3조달러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월가에서 1600억달러 손실 경고에 이어 잿빛 꼬리를 물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조류 독감까지 맞물리면서 음식료를 중심으로 중국의 물가가 크게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고개를 들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각) 세계은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이 허리케인이나 쓰나미와 같은 천재지변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염이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될 경우 올해 전세계 GDP의 5%가 증발, 3조달러를 웃도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지난 2009년 발생한 H1N1 바이러스와 같이 전염성이 낮고 공급망 교란이 제한적이었던 경우에도 GDP가 0.5% 가량 줄었고, 이를 감안할 때 2차, 3차 충격을 일으키는 이번 바이러스의 손실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타격보다 이로 인한 소비자와 기업들의 대응이 침체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전세계 공급망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중국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된 이후에도 자칫 대규모 감원과 생산 라인 가동 지연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바이러스가 매크로 경제와 각 산업에 심각한 교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 중증호흡기질환) 발생 당시 중국의 전세계 GDP 비중은 약 4%였다. 반면 현재 수치는 16%로 상승했고, 주요 업계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중국 경제에 흠집이 발생할 때 지구촌으로 번지는 충격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례로, 씨티그룹은 춘절 연휴 이후 중국 반도체 업계의 생산 라인 가동이 3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이는 스마트폰과 PC 등 관련 업계로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확산 역시 경제 전문가들을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27개 국가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카지노, 필수 소비재까지 매출 급감에 비명을 지르고 있고,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을 포함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와 생산, 국제 교역으로 악순환이 전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의견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중국 1월 소비자물가는 5.4% 뛰었다. 이는 8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경제 성장률이 크게 저하되는 가운데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 실물경기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폭적인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에 나선 데 이어 감세와 보조금 지급 등 다각도로 대응책이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성장률 쇼크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라보뱅크의 라피 하야트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눈덩이 부채와 무역 마찰, 여기에 이미 전성기에 비해 반토막으로 떨어진 성장률까지 중국이 이번 파고를 극복하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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