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장기간 폭염과 가뭄, 산불로 신음하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지역에 이번에는 30년래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피해가 초래됐다. 하지만 다행히 폭우 덕분에 대규모 소방 인력 투입으로도 잡히지 않던 산불은 상당 부분 진화됐다는 소식이다.
10일(현지시각) 호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 24시간 동안 NSW주에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고, NSW주 행정도시인 시드니에서는 지난 나흘 동안 4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사진=RFS트위터] |
이는 지난 1990년 2월 이후 시드니에 내린 최악의 폭우 기록이자, 시드니에 지난 6개월 동안 내린 비의 양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이날 NSW주 교육부는 다수의 학교들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NSW주 전력망 공기업인 오스그리드(Ausgrid) 고객 5만9000가구가 11일 오전까지 전력이 끊어진 상태다.
폭우와 함께 최대 6m의 파도가 몰아치면서 시드니 인근 해변가도 피해를 입었으며, 노던비치 지역에서는 해안선이 최대 25m 후퇴하기도 했다.
기상 관계자들은 열대성 저기압 사이클론 우에시(Uesi)가 뉴칼레도니아 북쪽을 지나면서 이르면 11일 오후 심각한 3등급 폭풍으로 격상될 전망이며, 이후 세력이 약해진 뒤 NSW 해안을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웨더존 기상학자 벤 도멘시노는 "(우에시로 인해) 극심한 기상 여건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MH는 이르면 이번 주말 다시 최악의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번 비 소식이 반가운 곳도 있다.
NSW주 산불방재청(RFS)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우 덕분에 지난 금요일부터 30개가 넘는 산불이 완전히 진화됐다면서, 이 중 일부는 몇 개월 동안 지속되던 산불이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모리스 RFS 미디어 담당관은 비 소식이 지속되면서 NSW주 내에 아직 남은 5개의 산불도 잡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극심한 가뭄에 위험 수위로 낮아졌던 시드니 댐 수위는 이번 비로 30%p가 높아져 지난 1년 간 부족분을 한번에 다 메운 것으로 알려졌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