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우건설이 작년 한 해 토목·플랜트 부문에서 약 860억원(연결기준) 규모의 손실을 냈다. 쿠웨이트, 카타르를 비롯한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우건설의 실적집계 결과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한 해 토목·플랜트 부문에서 857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총손실이란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많아서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작년 토목·플랜트 부문 손실액수는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8551억원)의 약 10%에 이른다. 부문별로는 토목 손실이 577억원, 플랜트 손실이 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을 제외한 분기별 손실을 보면 토목의 경우 ▲2분기 380억원 ▲4분기 668억원이다. 플랜트 부문은 ▲1분기 140억원 ▲3분기 175억원 ▲4분기 544억원이다. 지난 2분기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 이를 모두 합하면 작년 토목·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규모는 총 1907억원이다.
반면 주택·건축, 기타·연결종속 부문은 작년에 각각 7099억원, 2309억원의 매출총이익을 냈다. 주택·건축에서 발생한 이익의 약 12%를 토목·플랜트 손실이 깎아먹은 셈이다.
주택·건축 부문의 분기별 매출총이익은 ▲1분기 1788억원 ▲2분기 1899억원 ▲3분기 1725억원 ▲4분기 1687억원이다. 각 분기마다 이익이 대체로 고르게 발생했다.
반면 기타·연결종속 부문은 지난 1~3분기 총액보다 지난 4분기 이익이 더 컸다. 분기별 이익은 ▲1분기 196억원 ▲2분기 320억원 ▲3분기 381억원 ▲4분기 1411억원이다.
토목·플랜트 손실은 발주처의 설계변경 요청 및 각종 직간접비 상승분을 재무제표에 보수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플랜트의 경우 쿠웨이트 2개 현장에서 발주처의 설계변경 요청으로 직간접비가 약 6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플랜트 원가율은 114%로 상승했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원가율이 100% 이상이면 매출보다 투입된 원가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에서 이에 대한 클레임(배상 청구)을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약 800억원이 다시 환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목 부문에서는 카타르 이링(E-Ring), 에디오피아 고속도로 현장에서 총 7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토목 원가율이 117%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이 이처럼 해외사업에서 지속적 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해외공사에서 고질적인 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해외공사 원가율의 변동성이 낮아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와 토목에서 손실을 반복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다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우건설이 손실을 미리 재무제표에 인식하는 것은 향후 실적 충격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은 손실이 확정되기 전에 예상 손실을 재무제표에 선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손실이 아닌) 평가손실이 부각되는 것은 다소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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