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 거부 대상 지역을 중국 저장(浙江)성까지 확대한 가운데, 일본이 입을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장성은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성'으로 불리는 곳으로, 일본 기업들도 많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관련도가 높은 만큼 일본에 미칠 영향도 클 수 밖에 없다.
춘절(春節)을 맞아 고향을 향하는 상하이(上海)시민들이 훙차오(虹桥) 역에 모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2일 일본 정부는 일본 입국 전 14일 이내에 저장성에 체류한 이력이 있거나 저장성에서 발행한 여권을 가진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13일부터 시행됐다.
저장성 내 감염자가 1000명을 넘기면서 저장성 지역 정부가 감염 위험이 높다고 여기는 남동부에 강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게 이유였다. 실제로 저장성 남동부에 위치한 원저우(温州)시는 발원지인 우한(武漢)시와 교류가 많기 때문에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이번 조치로 저장성에 살거나 일을 하는 중국인은 일본에 방문하기 어렵게 됐다. 오구리 미치아키(小栗道明) 일본무역진흥기구 상하이 소장은 해당 조치에 대해 "경제적인 임팩트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저장성에는 일본 기업의 중국 거점이 다수 위치해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杭州)시에 그룹 내 6개 법인을 두고 중국 내 가전부문 본부로 삼고 있다.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도 많다. 파나소닉 측은 이번 조치 대응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저장성 동부 핑후(平湖)시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기부품 제조사인 일본전산(日本電産)의 중국 거점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전산은 이곳에서 모터와 부품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 외에도 중국의 IT대기업 알리바바 본사도 항저우에 위치해있다. 알리바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스폰서로 오는 7월 열릴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알리바바 사원들의 일본 방문에도 이번 입국 거부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일본 관광객 감소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저장성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도시지역 기준 5만6000위안(약 948만원)으로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 이어 가장 많다. 일본 관광 수요도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입국 거부조치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129개국, 중국서 입국 제한조치 시행…공급망도 영향
일본을 포함한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는 인적교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위해 중국에 대한 입국 규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12일 기준 129개국이다. 여기엔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인 국가들도 포함돼있다.
우선 미국은 공중위생상 긴급사태를 선포해 14일 이내 중국 체류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대만도 중국 본토주민과 14일 이내 중국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홍콩도 중국 본토에서 입국한 사람을 14일간 격리한다.
신문은 "미국과 일본, 대만, 홍콩은 중국 본토와 서플라이체인(부품공급망)이 긴밀하게 이어져있기 때문에 인적교류는 (공급망) 유지를 위해 빠질 수 없다"며 "각국의 입국규제가 중국 뿐만 아니라 관계국의 경제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