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현대건설이 작년 플랜트 부문에서 약 136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 손실을 냈다.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해외 사업장에서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17일 현대건설의 실적집계 결과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한 해 플랜트 부문에서 약 136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8890억원)의 약 15% 규모다. 매출총손실이란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많아서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플랜트 부문은 작년 4개 분기 모두 손실이 났다. 분기별 손실액은 ▲1분기 140억원 ▲2분기 410억원 ▲3분기 80억원 ▲4분기 730억원이다. 지난 4분기 손실 규모가 전체 손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건축·주택, 토목 부문은 작년에 각각 8730억원, 700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기록했다.
플랜트 손실이 발생한 곳은 주로 해외사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사업은 그동안 현대건설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부문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1분기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장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400억원을 반영했다. 작년 2분기에는 UAE 원전 중재소송에 패소하면서 40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작년 4분기에는 해외원가로 800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싱가포르 전력구 터널, 우루과이 발전소 등에서 해외현장이 완공됨에 따라 정산하게 된 비용이다.
플랜트나 해외사업부 외 부문에서도 손실이 있었다. 작년 4분기에는 송도랜드마크시티에서 연결·기타 부문으로 37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송도101타워 선급비용을 인정받지 못한 데 따른 비용처리다. 이밖에도 영업외 손익으로 환평가손실 600억원(환율 43.5원 하락), 지분투자사업 공정가치평가손실 300억원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해외현장 준공에 따른 정산비용을 반영하면서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해외원가율이 105%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원가율이란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원가율이 100%를 넘기면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높아 매출총손실이 발생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에 일회성 손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은 실적에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라며 "본사 해외부문 원가율이 작년 4분기 105%, 작년 연간 기준 99.8%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건설이 공격적인 해외수주에 나서는 만큼 향후 해외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 현대건설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해외수주 목표는 8조원으로 작년 4조4000억원의 약 2배 수준이다.
김흥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올 1분기 카타르 오피스(1조4000억원), 알제리 복합화력발전(6000억원), 파나마 메트로(3조3000억원)의 해외수주에 성공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약 5조원의 수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해외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현장들이 대부분 작년에 종료됐다"며 "내년에는 작년과 올해 수주한 해외현장들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는 만큼 향후 현대건설의 해외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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