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구윤모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을 비판하며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성부 KCGI 대표와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현 포스코의회 의장은 자신들을 향한 비판적인 의문에 적극 반박하는 한편, 향후 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KCGI는 20일 오전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진단과 미래방향'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강 대표는 다음달 말 한진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처음 언론 공식석상에 섰다.
KCGI는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연합해 주주연합으로 한진칼 지분율을 32.06%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 측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소액주주 표 대결을 앞두고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한진그룹 경영 체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자신들이 그리는 기업의 모습을 발표했다. 자신들이 내세운 전문경영인들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강 대표는 "주주연합에서 제안한 사내·사외이사들은 후보추천 TF를 구성해서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검토해 나온 분들이다. 드림팀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 의장을 소개하며 "어떻게 이 분을 조원태 회장과 비교할 수 있느냐"며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절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주총 표 대결이 안좋게 비춰질 수도 있지만 나라에서 선거를 하는 것 처럼 공약을 얘기하고 진보된 공약이 채택되고 주주들을 얻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그 과정이 회사가 나아가는 과정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지금 우리나라가 전문경영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연합의 차별점에 대해선 "주주들은 경영에 나서면 안 된다. 대주주 사익편취 원천봉쇄했다는 점이 우리의 가장 큰 차별점이고, 오너중심에서 이사회중심경영으로, 상명하복에서 전원참여로, 사적 감성적 독단적에서 공적 이성적 투명으로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에 대해선 총체적 경영 실패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자산구성 비중 77%, 매출액도 76%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큰데 한진그룹은 총체적 경영실패다. 말 그대로 총체적 경영실패 원인에 대해선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고, 과거부터 투자가 잘못된 점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경영실패 부분은 뼈 아픈데, 2017년 한해 빼고는 계속 내리막이었다. 반면에 글로벌 항공사들은 돈을 많이 번다. 금리도 낮아지고 리스비용도 떨어졌는데 그럼 이익이 많이 나야한다. 단순히 지엽적인 문제로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사업에 대해선 미래형 플랫폼 사업을 제안했다. 그는 "비행기를 가게로 비유하면 항공사가 손님을 감금시켜 놓았는데 물건 하나도 못팔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부분에선 김신배 후보가 SK텔레콤에서 오랜 세월 계셨고, 반열에 더 올려서 부회장까지 가신 분으로, IOT 측면, AI시대 맞춰서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루프트한자처럼 집에 배달서비스를 할 수도 있고, 물론 법적인 부분 변화 필요하다. 하지만 회사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변화를 생각하지 않으면 설비투자만 하게된다. 그럼 부채가 늘어난다. 티켓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강 대표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김 의장도 자신을 소개하고 경영철학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주주연합 측의 이사 후보 제안 수락에 대해 그는 "대한민국 경영인의 자부심을 갖고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3자 연합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그는 "한진그룹 이미지와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돼있다. 국내 항공산업과 국가 브랜드 이미지마저 손상이 우려된다"며 "태극기를 달고 있는 국적항공사, 국가적 브랜드를 생각할 때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항공분야 경력이 없는 점에 대해 "항공산업 전문가는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진그룹 임직원"이라며 "저는 그 전문가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김 의장은 "사람은 비용이 아닌 소중한 자본이라는 것이 제가 믿고 있는 경영 철학"이라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구조를 튼튼히 하면 일자리는 오히려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명경영, 책임경영, 전원경영 등 세가지 원칙을 내세우며 "존경받는 회사를 넘어 사랑받는 회사, 키워주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면서 "모든 주주와 고객, 임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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