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 해고됐던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의 지난 정부들이 북한의 핵 무기개발과 보유를 결국 막지 못했다면서 대북 온건 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발행된 미 테네시주 내슈빌 밴더빌트대학 학보사 '밴더빌트 허슬러'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전직 장관이 '볼턴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것은 어리석은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든 행정부에서 대외정책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나머지가 하는 일은 조언 및 실행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미국 행정부들이 불행하게도 발사 능력을 갖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핵이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위험에 빠뜨리고 북한은 돈을 벌기 위해 핵무기를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므로 일부가 대북 강경 정책이라고 부르는 입장을 내가 취한 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면서 "대북 온건 정책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 전 보좌관은 이밖에 리비아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일컫는 이른바 리비아모델에 대한 질문을 받자 2003∼2004년 리비아의 핵포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의 몰락을 보고 핵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03년과 2004년엔 지구상 누구도 '아랍의 봄'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카다피의 몰락과 핵 포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밖에 "북한은 30년이 다 돼가는 기간에 핵무기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증거를 한 조각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리비아의 핵 무기와 관련 물품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시설에서 해체한 것을 상기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도 오크리지 시설로 반입해서 해체·보관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을 해고하면서 그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실수이며 이로 인해 차질을 빚었다면서 볼턴이 강경 외교 노선을 고수하며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