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이 경제 충격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당분간 예금상품 기본 금리 1%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달들어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속속 나서며 예·적금 기본금리가 1%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공동결제시스템)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해 금리 인하를 미뤄 왔던 은행들이 눈치싸움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인하에 나선 것이다. 또 시중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미리 선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최근 일부 상품 수신 금리를 내리거나, 조만간 인하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지 4개월 만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1.17 mironj19@newspim.com |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뒤늦게 반영해 짧게는 1~2주 내 또는 몇달 후 수신금리를 내린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에 따른 은행간 경쟁으로 예금 금리 인하를 미루다가,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최근 일제히 내리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과 '신한 주거래 S20 통장'의 우대금리를 연 최고 1.5%에서 1.25%로 0.25%포인트(p) 낮춘다고 했다. 저축예금의 기본이율도 연 0.2%에서 0.1%로 0.1%p 낮추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 금리를 연 0.7∼1.1%에서 0.6∼1%로, 'KB국민UP 정기예금'상품 금리를 연 1.35∼1.5%에서 연 1.1∼1.3%로 내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금리가 연 0.5∼0.95%인 '원(WON) 예금'금리를 0.5∼0.87%, 연 1.4%인 '위비정기예금'금리를 1.1%로 하향 조정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1일부터 'IBK플러스저축예금'의 금리를 낮췄다. 예금액에 따라 연 0.1∼0.9%로 차등 적용됐던 금리는 0.1∼0.7%로 조정됐다. 'IBK플러스기업자유예금'의 금리는 0.10%p 내렸다.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상품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금리 1%대 예·적금 상품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향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게 되면 시중은행들의 상품 금리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가 시중은행의 금리에 바로 연동되지는 않는다"며 "지난해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미루다가 결국 최근 내리기 시작한 것인데,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은행들도 향후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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