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해 지구촌 경제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업 실적 전망도 잿빛이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일제히 연간 매출 급감을 예고한 가운데 골드만 삭스는 미국 기업이 올해 이익이 제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
비관론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 수요가 봇물을 이루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베팅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장 초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27%까지 하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10년물 수익률은 이번주 들어서만 20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국채 수익률 역시 1.779%까지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익률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어 안전자산 매입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채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낙폭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번졌지만 감염자가 계속 번지자 수익률 반등이 꺾였다"며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 수익률 하락과 관련, 트레이더들의 금리인하 베팅이 초래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상반기 중 한 차례, 연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적극 베팅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바이러스 충격이 매크로 경제 지표로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제프리스는 경제적 타격이 지표에 반영되는 시기를 4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에 연준 정책자들이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국채 수익률 사상 최저치 하락은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수익성에 대한 비관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이 2.8%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장률이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2009년 중반 이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진 일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금융위기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교란이 심각하고, 관광과 레저를 필두로 민간 소비가 급감하는 데다 이에 따른 파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BofA는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는 기업 연간 실적에 대해 잿빛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간판급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0%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가 여전히 올해 7%의 이익 성장을 기대하는 가운데 커다란 경고음을 낸 셈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질 여지가 높은 데다 바이러스가 보다 광범위하게 번지면서 기업 수익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주장했다.
중국 소재 미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연감 매출액의 50% 급감을 예상,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