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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도 억만장자도 '속수무책' 바이러스에 된서리

기사등록 : 2020-02-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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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자산시장이 패닉을 연출하는 가운데 전세계 억만장자 역시 직격탁은 맞았다.

24일 다우존스 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폭락, 2년래 최악의 약세장을 기록한 한편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하루 사이 1조7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슈퍼 부자들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월가의 구루들이 급락에 매입하는 전략을 경계하며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표정이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세계 최고 부자에 해당하는 500명의 억만장자들이 24일 주가 폭락에 총 139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코로나19의 이른바 판데믹(대유행) 공포가 번지면서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급락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전자상거래 공룡 업체 아마존의 수장 제프 베조스와 명품업체 LVMH의 버나드 아놀트 회장의 타격이 컸다. 두 억만장자가 각각 48억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

이와 함께 의류 브랜드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를 이끄는 아만시오 오테가 최고경영자가 40억달러의 손실을 떠안았고, 이 밖에 상위 10위권에 해당하는 억만장자가 일제히 23억달러 이상의 타격을 입었다.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와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 홀딩스, 카니발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즈니스가 사실상 마비된 크루즈 업계의 갑부들 역시 커다란 피해를 봤다.

명품 업계도 마찬가지. 전세계 명품 시장에서 4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지갑을 닫으면서 관련 종목의 '팔자'가 쏟아졌다.

상황은 이른바 개미들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온라인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수료 제로' 정책을 시행한 데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선호하는 종목이 일제히 급락을 연출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높은 50개 종목이 24일 하루에만 3.9% 내리 꽂혔다.

이는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낙폭을 웃도는 수치인 동시에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에 해당한다.

선다이얼 리서치에 따르면 E 트레이드 파이낸셜과 TD아메리트레이드가 지난해 9월 거래 수수료를 폐지한 이후 이들 업체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가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수료가 사라지면서 공격적인 트레이딩에 나섰던 개미들이 예기치 않았던 '블랙 스완'에 된서리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구루들은 이번 사태의 경제적 충격과 자산시장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는 데다 공급망 마비로 인한 타격이 단기간에 진화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의 피해로 인해 전세계 GDP가 1조1000억달러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앞서 월가에서는 손실 규모가 2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전세계 성장률이 전망치 3.3%보다 0.1%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UBS는 성장률이 0.5%까지 후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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