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연일 폭락이다. 다우존스 지수를 포함한 3대 지수가 일제히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서 기술적인 측면의 조정장에 진입했다.
가파른 주가 하락과 함께 변동성도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증시 한파의 배경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월가 트레이더들의 옵션 거래가 급락과 널뛰기를 한층 더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가 월스트리트 도로 표시판 너머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장 초반 다우존스 지수가 650포인트(2.3%) 급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2.5%와 2.9% 내리 꽂혔다.
이에 따라 3개 지수는 일제히 이달 초 기록한 고점 대비 10% 하락, 이른바 조정장을 연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국내 지역 감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데다 골드만 삭스가 개장 전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업 이익의 제로 성장 가능성을 언급,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며 "제조업과 관광업, 민간 소비까지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센트 프라이빗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톰 헤인린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단기적으로 극심한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며 "누구도 코로나19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시의 패닉을 일으킨 주요인으로 옵션 트레이딩을 지목했다. 바이러스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폭락과 변동성 상승이 지나치고, 월가의 파생상품 거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빈센트 카소트 주식 파생 전략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옵션 거래가 주가 널뛰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실종됐던 증시가 급반전을 이룬 것은 이 떄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이른바 숏 감마 포지션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주가 상승 시기에 매수에 나서고 하락할 때 매도하는 전략을 골자로 한 옵션 거래 기법이다.
숏 감마는 상승이든 하락이든 특졍 방향으로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퀴즈메트릭스에 따르면 이번주 S&500 지수가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매도 물량이 수백억달러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매매는 주가 하락을 한층 더 부추긴다. 옵션 거래 상대방의 포지션도 문제다. 투자자들에게 옵션을 매도한 반대 매매자들이 헤지 거래에 나서면서 주가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는 얘기다.
옵션 시장의 매매로 인해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펀드매니저와 개인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섰고, 이 때문에 증시는 고강도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고트 매크로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에서 "주가가 떨어질수록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매물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트레이더들인 소위 숏 감마 전략을 취하고 있고, 이는 주가 하락 리스크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증시 변동성까지 고조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와 연계된 파생상품과 상장지수펀드의 거래가 최근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옵션 피트의 마크 세바스천 트레이더는 WSJ과 인터뷰에서 "옵션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 극심한 변동성과 하락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며 가까운 시일 안에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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