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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코로나 공포' 美주가 조정구간 진입…안전자산 도피 행렬

기사등록 : 2020-02-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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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째 하락...다우 최고치서 조정까지 단 10일 걸려
유가 1년 내 최저치…미 국채 수익률도 최저치 경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의 대유행(팬데믹)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패닉에 빠졌다.

27일(현지시각) 이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결정적인 시점(decisive point)에 와 있다"면서 세계 각국 확산 방지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공포의 시기가 아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조처를 해야 할 때"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 코로나19 상황판에 따르면 한국시간 27일 오후 1시 3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8만2164명, 2801명을 기록했다. 하루 전 각각 8만994명, 2762명에서 1170명, 39명씩 늘었다.

특히 확진자 발생 국가에 파키스탄, 노르웨이 등 7개국이 추가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베네치아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탈리아를 찾은 관광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0. 02. 27.

◆ 美증시, 역대급 '조정' 진입

이날 뉴욕증시는 엿새째 짓눌리며 4%가 빠졌고, 주요 지수는 초고속으로 조정장에 진입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123.77포인트(0.46%) 하락한 2만6957.59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1.82포인트(0.38%) 밀린 3116.39로 거래를 마쳤으며,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16포인트(0.17%) 오른 8980.77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만 10%가 넘게 빠져 S&P500과 함께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하락으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역대 최고치 대비 10%가 넘게 빠져 조정장에 진입했다. 다우지수는 역대 최저치에서 조정장 진입까지 단 10거래일이 걸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게 바로 지난주다.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캘리포니아에서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환자가 처음 나왔다면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언급해 불안감을 키웠다. 해당 환자는 여행 이력이 없으며, 위험 인물과 어디서 접촉했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센트 프라이빗 자산운용 글로벌 투자전략가 톰 헤일린은 "단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주의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에 대해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투자업에 종사하면서 지금 같은 상황은 겪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개장에 앞서 코로나 여파로 개인컴퓨터(PC) 사업부문의 현 분기매출이 목표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힌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주가가 7% 급락했다. 애플과 인텔, 프록터 앤 갬블도 각각 6.5%, 6.4%, 5.5%가 밀리며 다우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 유가 1년 내 최저로 '뚝'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수요 불안이 불거진 석유 시장에서도 가격은 1년 내 최저치까지 밀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 초반 5% 넘게 밀리며 배럴당 45.88달러까지 하락,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회복해 전날보다 1.64달러(3.37%) 내린 배럴당 47.09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닷새 연속 하락해 약세장으로 더 깊이 빠졌고, 지난 4월 기록했던 52주래 최고치인 66.60달러 대비 29%가 하락한 상태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도 장중 50.97달러까지 밀려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장 후반 낙폭을 다소 만회, 전날보다 1.25달러(2.34%) 내린 52.18달러에 마감됐다.

KKM파이낸셜 창립자 제프 킬버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원유 수요 전망이 뚝 떨어졌다"면서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인데 코로나19의 여파가 불분명해 WTI 가격이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GRZ에너지 창립자 앤소니 그리산티는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면서 원유 수요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수요 전망이) 조만간 개선될 것이란 신호가 어디에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가 자유낙하를 지속하면서 오는 3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 간 모임인 OPEC+ 회의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OPEC+의 움직임이 수요 변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 몸값 치솟는 안전자산

금융시장에 공포감이 빠르게 퍼지면서 채권과 금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 가격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1.25% 아래로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새로 쓴 뒤 장 후반 다소 반등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역대 최저치 부근에 거래됐다.

베어드 투자전략가 윌리 델위치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낙관론에서 멀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공포감이 안일함을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금 가격은 장 초반 1% 넘게 올랐다가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후반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뉴욕에서 거래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648.50달러로 전날보다 1.7달러(0.1%) 올랐고, 금 현물 가격은 0.4% 오른 온스당 1645.59달러에 호가됐다.

다만 전문가들의 금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으로, 오안다 선임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금 가격이 수 주 내로 온스당 1700달러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전날 향후 12개월 금값 전망치를 1800달러로 종전보다 200달러 높게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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