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장가가 얼어붙으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배급사가 잇따라 개봉 연기를 결정하고, 일부 상영관 운영이 잠정 중단되며 관련 업체들의 매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8일 2000명을 돌파하는 등 사태 장기화가 예고되며 한동안 관련주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CGV 최근 3개월 주가추이 [자료=네이버금융 화면] |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전 거래일 대비 5.22% 내린 2만3600에 마감했다. CJ ENM과 메가박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제이콘텐트리는 각각 4.19%, 5.14% 하락했다. 이 밖에 영화 배급·드라마 제작사 NEW와 쇼박스도 각각 5.0%, 3.57% 급락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수는 168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 대비 7.1% 급감한 규모일뿐더러 2013년 이후 최저치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75억원 줄어든 1437억원으로 추산됐다. 또 지난 25일 일일 관객수는 7만6277명까지 내려갔다. 이는 6만7973명의 일일 관객수를 기록한 2004년 5월 31일 이후 약 16년 만의 최저치다.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자 CJ CGV는 이날부터 대구 지역에 있는 CGV 전 지점의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대구에는 총 8곳의 CGV 영화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영업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중국 정부가 극장과 도서관 등 사람이 몰리는 공공장소를 임시 폐쇄한 만큼 중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는 CJ CGV의 실적이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의 극장 관람 소비가 위축되며, 1월 전국 관람객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7% 감소했다"며 "특히 중국에서 당국의 극장 폐쇄 통보로 박스오피스 축소와 함께 일시적인 영업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국내와 중국의 매출 합산액이 전체 매출 비중의 74.8%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CJ CGV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자 배급사들은 앞다퉈 영화 개봉을 연기하고 나섰다. '기생충'의 투자와 배급을 맡은 CJ ENM은 당초 26일부터 기생충을 '흑백판'으로 전환상영할 계획이었으나,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자 개봉을 잠정적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기생충 흑백판 외에도 개봉일이 미뤄진 영화는 '사냥의 시간' '슈퍼스타 뚜루' '밥정'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 '콜' '더 프린세스:도둑맞은 공주' '후쿠오카' '이장' '나는보리' '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교회오빠' '침입자' 등 10편이 넘는다. 이 밖에도 무대인사와 언론·배급시사회 등 각종 행사들이 덩달아 취소됐다.
특히 CJ ENM의 경우 이달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한 때 16만원대에서 거래되기도 했으나, 코로나19 변수로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CJ ENM은 이달 들어 9.0% 빠졌다. CJ ENM과 더불어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영화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는 2000원대까지 고꾸라지며 고점(지난 14일) 대비 무려 60% 넘게 급락했다.
이 밖에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가 이달 들어 10.7% 하락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영화 부문이 제이콘텐트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간으로는 적은 대작의 영향으로 실적은 물론 내년 초 메가박스의 상장도 불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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