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미래통합당과의 사실상 '선거연대'를 택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는 국회의원 후보를 내지 않고 야권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전략이다.
대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도입에 따라 군소 정당들의 비례의석 확보가 유리해짐에 따라, 정당 득표율을 통한 비례대표 선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안 대표는 지난 28일 오는 4·15 총선에서 이같은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4.15 총선에서 전국 253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0.02.28 leehs@newspim.com |
그는 "국민의당이 과감하게 지역구 공천을 하지 않는 희생적 결단을 내려야 정권의 무능·폭주를 막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득표 대결에 집중해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면 진정한 승부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달라"며 "정당 투표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꿔 달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야권 후보'라고 칭하긴 했지만 사실상 지역구 후보는 미래통합당을,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에 해 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래통합당과의 선거 연대를 선택한 셈이다.
이같은 안 대표의 결정은 최근 안 대표의 측근들이 줄줄이 미래통합당으로 입당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귀국 후 줄곧 보수 진영과의 통합이나 선거연대 가능성에 "관심 없다"는 뜻을 표해왔었다.
앞서 이동섭 의원과 김중로 의원이 일찌감치 통합당행을 선택했고, '안철수맨'이라고 불리던 장환진 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집행부위원장, 김철근 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보단장도 통합당에 입당했다.
여기에 다음주께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인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도 통합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축사를 마친 뒤 손을 치켜올리고 있다. 2020.02.16 kilroy023@newspim.com |
이들이 모두 통합당에 입당하면 미래통합당 의석은 119석이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의원 5명까지 합하면 총 124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29명이다.
결국 여당과의 의석 수 차이를 줄이고 선거 연대를 통해 표를 몰아주는 '반문(反文)연대'를 꾀한 것이다.
이태규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이 국민의당에 요구하는 것 중 하나는 정권심판이다. 야권 표를 분산하지 말라는 요청이 많다"면서 "이에 지역구 공천을 전면 포기함으로써 야당에 표를 몰아주고 대신 비례대표에서 정당간 정책 대결을 통해 국민의당의 가치와 비전을 평가 받자고 결심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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